게임명(한글) : Panophobia
게임명(원어) : Panophobia
게임코드(DLsite) : RJ250890
제작 서클 : 黒い染み
발매일 : 2019년 5월 5일
게임 장르 : 액션
게임 가격 : 1650엔 (약 17500원)
플레이타임 : 약 1시간~1시간 30분
[도입]
정신을 차려보니 같은 서클의 게임 3개를 사버렸다!의 黒い染み 서클 3부작 특집(?) 마지막입니다.
이런 ~~는 싫어! 3부작 특집의 마지막이라 해야하나요…
직전에 했던 두 작품, [감염저택 / 장난감과 집]을 추천란에 나오게 만든 원흉이 이겁니다.
…관심 없던 게임마저 구매하게 만드는 걸 보면 DLsite 추천란이 제대로 동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걸 액션 장르로 분류해야 할지 어드벤처 장르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네요.
결론적으로 액션 장르로 분류하긴 했지만, 사실 ‘액션 어드벤처‘가 정확하니까…굳이 쪼개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일부러 게임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을 골라 장르에 적고 있지만, 혼재할 때 한쪽으로 확정짓는 건 아직 어렵네요.
…네? 한덩어리로 적으면 되는 장르를 왜 쪼개는 멍청한 짓을 하냐고요?
수없이 많은 하위 장르를 다 적으면 태그 정리가 힘들어질까봐 그렇습니다. (변명)
이 게임에는 약간의 료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론]
자신이 누구인지, 이곳은 어디인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소녀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장소에서 눈을 뜹니다.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이 높은 공격성을 보이며 소녀에게 덤벼드는 광기로 가득한 세계.
그들을 피해가며, 때로는 그들을 처치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소녀는 세계 곳곳에 뿌려진 기억의 파편을 찾아갑니다.
이 세계는 무엇이고, 자신은 누구이고…과연 소녀는 진실을 밝혀내어 이 세계로부터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약간 표현에 각색이 들어갔지만 대충 이런 스토리라인입니다.
벨트스크롤 액션처럼 XYZ축 전부를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방향키로 XY축 이동이 가능하며, SPACE키로 점프, Ctrl키로 숙이기, Z키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이때 상호작용에는 아이템 줍기, 주운 아이템 사용, 물체 밀고당기기가 있습니다.
숙인 상태에서 이동시 발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SHIFT키를 누른 상태에서 방향키로 이동시 달리기가 가능합니다.
달리기를 사용하게 되면 좌측 상단의 피로 게이지가 증가하며, 가득 차게 되면 일정 시간 행동이 불가능합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검은 구멍이 있는데, 떨어지게 되면 H씬(=게임오버)입니다.
점프 비거리가 꽤 되는 편이라서 어지간히 멀리뛰기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추락할 일은 없습니다.
데모노포비아는 체력이라도 있었지, 이 게임은 적에게 한 번이라도 닿으면 게임오버입니다.
적들은 주인공을 발견하면 주인공이 달리는 속도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덤벼들기에 조심하세요.
주인공을 향한 공격 후 딜레이 시간을 이용해서 컨트롤로 도망다닐 수도 있지만, 한계는 있습니다.
이게 심상세계라서 현실과 물리법칙이 다른 건지, 꽤 당황스러웠던 요소가 로프에 매달려 점프하기였습니다.
진자운동처럼 몸을 흔들어서(?) 가속도를 얻어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건 맞지만, ‘흔든다’는 게 조금 다릅니다.
로프에 매달리면 방향키(←)를 꾹 눌러서 좌측 끝까지 간 다음, 우측 끝에서 점프하는 게 최대 비거리 점프입니다.
오른쪽 왼쪽을 반복하면서 로프를 흔들어서 가속도를 얻는 방식이 아닙니다.
이외에도 수풀 뒤에 숨거나, 가로등에 불을 붙이거나, 상자 뒤에 숨는 등의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적들이 아주 바보는 아니라서, 이미 발각된 상태라면 숨어있어도 찾아와서 게임오버를 선사합니다.
잡졸들이라면 맵 전환을 통해서 도망갈 수도 있지만, 그것도 가능한 스테이지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보스들은 컨트롤로 피할 수 있는 놈들이 아니니까 ‘실수 = 사망’으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적들은 화면 밖에서도 활성화되어 있으므로,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긴장을 풀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보스전은 기존에 익혀왔던 요소들을 활용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한 순간의 판단력을 요구하는 점은 보스전답다 싶지만, 특별한 컨트롤을 요구하진 않습니다.
체감상 스테이지 1이 제일 까다롭고, 나머지는 회피법이 확실해서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근데 스테이지 1이 까다롭게 느껴진 건 아직 게임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직전에 리뷰한 두 작품과 달리 좋았던 점은 게임에 실질적인 스토리가 담겨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덕분에 좀 더 게임에 몰입하여 플레이할 수 있었던 부분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네요.
1시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한 상태로 게임을 끝까지 붙들 수 있게 도와준 요소이지 않나 싶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주인공의 아버지는 직장도 없는 알코올중독자로, 아내에게 폭력을 일삼는 최악의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로 중요한 존재인 어머니를 지키고자 한 주인공.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안타까운 듯한 눈빛을 받지만, 그것이 그녀에겐 버팀목이자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력에 정신은 쇠약해져 갔고, 그녀는 방어기제로서 새로운 인격들을 만들어냅니다.
자신을 향한 폭력이 생길 때마다 다른 인격들을 내세우는 방법은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망가진 인격들은 그녀의 안에서 소멸하지 않고 망가진 채로 잔존해 있었죠.
심지어는 그 망가진 인격이 그녀의 몸을 멋대로 차지해서 움직이는 일도 발생하고 맙니다.
망가진 인격들은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공격성을 띄기까지 했는데, 이에 소녀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감은 결국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설득 끝에 갱생하는 것을 계기로 폭발하고 맙니다.
아버지의 갱생으로 어머니가 자신에게 보여주던 관심(눈빛)이 사라지자, 그를 죽이고 만 것이죠.
그러자 어머니는 공포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딸을 내쫓아버립니다.
이때 그녀는 깨닫게 됩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어머니가 보내왔던 눈빛은 ‘공포’에 질린 눈빛이었다는 것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희생자를 자처하던 자신이 폭력 속에 미소 짓는 모습을 그녀가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지킬 것이 없어진 소녀의 원래 인격은 살아가기를 포기했습니다.
다른 망가진 인격들의 위협을 이겨내고 자신을 대신해줄 최고의 인격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그녀는 정신을 잃게 됩니다.
스토리를 다 적어놓고 결말까진 적어두지 않은 이유는 결말이 이 게임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리뷰하는 분이 결말까지 적어놓은 글이 있던데, 궁금하신 분은 해당 포스트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적들의 모습에선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료나 요소가 가미되긴 했지만, 불쾌감을 느낄만한 구석은 줄어들어서 진입장벽을 낮춘 것 같네요.
좀 더 자세한 비교를 해볼려면 ‘장난감과 집’과 이 작품 사이에 출품된 두 작품도 플레이해봐야 할 것 같지만요.
…뭐, 플레이할 날이 언제쯤 올 지는 모르겠네요.
[평가]
게임성 : ★★★★ [긴장감 있는 Phobia의 세계 / 게임의 전체적인 기믹 사용이 아쉬운 편]
편의성 : ★★★★ [전체화면 지원 / 적절한 체크포인트 / 보스전의 직관성 / 회상룸 조작이 아쉬움]
작품성 : ★★★★ [성인게임이 아니라면 내놓기 어려운 특유의 감성을 제대로 녹여냈음]
조작성 : ★★★☆ [원래 약간의 불편함이 더해져야 긴장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법]
실용성 : ★★★☆ [H씬이 적마다 2개씩 존재 / 빠른 움직임과 절정 버튼 존재]
총점 : 7.6점 / 10점 [초반에 느꼈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 못한 게 아쉬움]
그래서…2만원 가까이 되는 돈에 1시간을 태우실ㅅ…
아무래도 Phobia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Demonophobia 게임이 떠오를 수밖에 없네요.
실제로 그 정도 게임성을 기대하고 구입했지만, 앞선 두 작품이 기대감을 깎아줘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네요.
제가 성인게임을 게임성으로 즐기게 된 것은 ‘묘상 던전 크로니클‘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나서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호평 가득한 리뷰를 읽고 즐기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게임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죠.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동인게임들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으니까요 ㅎㅎ
리뷰어에 동경을 품고 성인게임 리뷰를 시작하게 된 것이 그 즈음의 일이었습니다.
어렸을 땐 에로를 중점으로 리뷰를 적었다면, 지금은 게임성과 작품성을 중점으로 리뷰를 적는다는 게 차이겠네요.
제가 그러했듯, 부디 누군가는 제 리뷰에서 자신만의 인생작품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맨날 지뢰작이나 리뷰하면서 꿈도 크다
2022.06.04 수정
- 편의성 ★★★★☆ → ★★★★ [기준에 따른 조정]
- 작품성 ★★★★☆ → ★★★★ [기준에 따른 조정]
총점 : [8.2점 → 7.8점]
2022.07.23 수정
- 갤러리 업데이트에 따른 클릭시 확대 수정 (단독 이미지 링크 추가)
2024.01.14 수정
- 갤러리 업데이트에 따른 라이트박스 기능 지원 및 이런저런 수정
- 조작성 ★★★★ → ★★★☆ [총점 : 7.8점 → 7.6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