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악역무도의 도화여
게임명(원어) : 悪逆無道の徒花よ
게임코드(DLsite) : RJ392859
제작 서클 : Lizard
발매일 : 2022년 7월 3일
게임 장르 : RPG
게임 가격 : 1430엔 (약 13900원)
플레이타임 : 약 10시간~13시간 이하 (초회차 노말 난이도 B엔딩 기준)
[도입]
반 년전에 플레이했던 작품의 리뷰를 올해 마지막 월요일(2025-12-29) 리뷰로 보내드립니다.
반 년이나 텀이 생겼다는 것은 무엇을 뜻한다? 맞아요, 다시 플레이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젠~장!
이것저것 시스템적으로 소개할 부분도 많고 앞부분 내용 정리도 좀처럼 진행되질 않아서 미뤄졌습니다.
사실 결정적인 원인은 출장으로 맥이 끊어져버렸다는 거지만, 결국 출장 때문에 리뷰에 집중하게 된 게 참…
아무튼, 보정점수 포함으로는 7개월 2주, 미포함으로는 14개월 3주만에 작성하는 9점짜리 리뷰입니다!
내년에 보도록 해요!
[본론]


아직 온기를 잃지 않은 도적들의 시체가 즐비한 장소.
붉은색 정장을 입은 여성이 한 남자의 시신 앞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상대측 목소리의 주인은 오래 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던 사내라며 그의 시신을 챙겨달라고 부탁했죠.
이미 죽어버려 싸늘해진 시체인데도 자신의 어금니가 되어줄 자라는 이상한 말을 하는 그였습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딘가 느긋함이 가득한 여성의 목소리와 무엇에 성이 났는지 시끄러운 남성의 목소리입니다.
몸만큼이나 눈꺼풀도 무거워서 좀 더 누워있고 싶었는데, 이래서는 눈을 붙일래야 붙일 수가 없습니다.

참다 못해 눈을 뜬 그의 눈에 보인 건 실눈의 여성과 떠다니는 두개골…두개골?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때려버리고 말았는데, “아프다“며 큰소리치는 두개골에 다시 한 번 놀란 그입니다.
얻어맞은 당사자는 한참 투덜거리다가도 주저없이 폭력을 내지르는 그 기개가 마음에 든다며 왠지 모를 호감을 드러냈죠.


희대의 대도적이자 최강의 대마술사이자 대악당이라는 엔드고어(エンドゴア)와 실눈의 여성 마니레이트(マニィレイト).
특히 마니레이트라는 여성은 이미 죽어버렸던 그, 빌런(ブィラン)을 되살릴 정도의 능력자라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기억의 일부가 날아간다‘는 자그마한 부작용이 있다는데, 아무렴 뒈진 상태로 있는 것보다야 나았습니다.
왕국에 찍힐 정도로 막장 인생을 살다가 결국 목숨을 잃게 된 빌런에겐 그깟 기억에 매달릴 이유도 없었고요.
…자신을 죽인 상대에 대한 기억이라면 모르겠지만요.


인간이 마왕군에 학살당하고 그런 마왕군을 용사가 나타나 무찌르고 그런 용사를 앞세워 기고만장한 왕국…
엔드고어는 그야말로 ‘혼돈‘이라는 두 글자로 함축할 수 있는 이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마왕도 용사도 왕국도, 필요하다면 무고한 시민까지도 쫓아내서라도 자신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런 자신의 야망을 위하여 빌런의 힘이 필요하다며, 엔드고어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걸 위해 소질이 있는 빌런을 되살린 거라면서 말이죠.
아무리 거절해도 승낙하기 전까진 선택지가 무한루프하는 전형적인 RPG 튜토리얼 시스템과 함께

참고로 마니레이트가 치료해주긴 했지만 육체에 혼이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불완전한 부활이라는 그들.
이대로 방치하면 다시 죽어버린다는 말을 하는데…사실상의 협박 앞에 빌런은 도망이라곤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빌런을 제외하고도 엔드고어가 눈독을 들인 인재가 몇 명 더 있다는 마니레이트.
그 모두의 영입을 빌런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귀찮은 말을 지껄이는데, 완전 부활을 위해선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한 일이니 자신의 일은 자기 스스로 해야하지 않겠냐며 등을 떠미는 그녀.
아무튼…그녀는 빌런에게 하가레(はがれ)라는 강력한 주술사를 데려올 것을 부탁했습니다.
언젠가 왕국에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도 동료가 있는 편이 좋지 않겠냐는데, 어찌 거절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곳 엔드고어성(エンドゴア城)에서 웬만한 곳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고도의 술식이 적용된 전송진.
심지어는 빌런이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 곧바로 소환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전송진에는 챙겨갔던 물건만 다시 가지고 돌아올 수 있다는 기능적인 제한이 있다네요.
부활 술식도 그렇고 대단한 능력이긴 한데 하나씩 하자가 있는 게 신경쓰이는 빌런입니다.


전송진을 통해 하가레가 있는 폐가에 가까운 원차의 숲(怨嗟の森) 한복판에 도착한 빌런.
그런 그에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원격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술식으로 말을 걸어오는 마니레이트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마물들이 득시글거리는 숲에서 그녀의 쓸데없는 농담을 듣고 있자니 정신이 나갈 것 같았죠.

가까스로 숲 안쪽 목적지에 도달한 빌런은 자신을 감지하고 모습을 드러낸 하가레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불행이 닥칠 거라는 소녀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며 명령하는 빌런.
당연히 하가레는 그의 말에 따를 리가 없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빌런이 싸움에서 승리하자 솔직하게 감탄하는 마니레이트와 당황하는 하가레.
그녀는 죽은 사람 같은 기운을 띄면서도 충만한 정기(精気)를 뿜어내는 빌런에게 관심을 가졌습니다.
정확히는 죽은 자를 되살려낸 술사에 대한 흥미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빌런을 따라가는 걸 선택한 하가레입니다.

그리하여 엔드고어성으로 초대받은 하가레는 가장 먼저 저주받은 인형인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성격 나쁜 엔드고어는 질문에 답해주지 않고 하가레가 겪은 끔찍한 과거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뿐이었죠.
악마 코르테시아(コルテッシア)…하가레가 평범한 인형에서 저주받은 인형이 된 원흉에 대해서…

오락을 추구한 악마에 의해 자신의 주인이었던 소녀가 마을 남자 전원에게 범해졌던 그날의 이야기.
떠올리기만 해도 괴로운 이야기에 듣다 못한 하가레가 분노를 터트리자 엔드고어는 본론을 꺼냈습니다.
세계정복이라는 자신의 야망을 도와준다면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복수를 도와주겠다고 말이죠.
복수…이 얼마나 달콤한 울림인가요? 해골의 야망이야 알 바 아니지만, 복수를 도와준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되살린 시체(!)에 이어 저주받은 인형까지 자신의 세력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한 엔드고어입니다.

하가레를 성공적으로 데려온 빌런에게 만족감을 드러내는 엔드고어.
본인은 모종의 사정이 있어 성밖을 나갈 수 없는 만큼 빌런에게 인재 영입을 부탁한다는 그입니다.
빌런은 완전한 부활을 위해선 그를 도울 수밖에 없기에 투덜거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엔드고어가 눈도장을 찍어놓은 인재는 앞으로 두 명.
전력이 모두 모이면 본격적으로 세계정복을 위한 전쟁이 시작될 겁니다.
그래봐야 고작 여섯 명뿐인 멤버로 세계의 강자들을 향해 칼끝을 겨눈다는 무모한 행위.
실패하여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한들 어떠합니까? 그저 악역무도한 도화(수꽃)들의 이야기일 뿐인 것을!
[게임 시스템]

14스테이지가량의 분량으로 나름 장대한 서사와 야리코미(파고들기) 요소를 품고 있는 로그라이트 작품입니다.
[스토리 진행 및 장비 강화 → 스테이지 진입 → 선택에 따른 진행 → 보스전]의 흐름이 반복되며,
로그라이트 장르답게 매번 스테이지에서 귀환할 때마다 레벨이며 스킬이며 돈이며 전부 초기화됩니다.
그나마 전투 보상인 크리스탈은 소지품에 남기에 이를 이용하여 아이템 또는 스테이터스 강화가 가능하지만요.
HP나 SP가 최대일 때 회복 크리스탈에 접촉하면 최대치가 몇 포인트 뿐이지만 영구적으로 증가합니다.
다만, 레벨업 시 HP/SP 최대치가 증가하면서도 정작 회복을 시켜주지 않기 때문에 조건 맞추기는 까다로운 편입니다.
참고로 등장하는 적의 수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반 적(유령)은 레벨 하나, 강한 적(드래곤)은 레벨 두 개를 올려줍니다.

스테이지의 클리어 목표 달성 및 특수 이벤트 발생 시 선택지에 따라 악역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일정량의 악역치가 모이면 보상으로서 새로운 가제트 장비를 획득하거나 회복 크리스탈의 회복량이 증가하며,
게이머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으로는…특정 엔딩의 조건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미 게임폴더 내에 엔딩 조건 텍스트 파일이 있기도 하니 700이라는 수치 조건만 적어놓겠습니다.

전투는 전형적인 턴제 배틀이며, 우상단의 아이콘 표시로 자신과 상대 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게임 내 모든 스킬들은 스테이지마다 사용 가능 횟수가 제한되어 있기에 아껴서 사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보스전이 1:1이기 때문에 다수 대상 스킬이라면 어느 정도 마음 놓고 사용해도 될 거예요.
개인적으로 보조 무기(장비) 포지션인 가제트(ガゼット)로는 초기에 받는 크로스보우(クロスボウ)를 추천합니다.
약 1.7배수의 저격 스킬은 그냥저냥인데 랜덤 대상 약 0.7배수의 3연사만큼은 사용 횟수도 5회라서 널널하거든요!
저는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크로스보우만 사용했습니다.
감상을 조금 덧붙이자면, 행동저지(行動阻害)는 신이고 염상(炎上)은 보스전에서의 쓰린 속을 조금이나마 달래줬습니다.
…게임을 해보시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액티브 스킬을 주는 붉은 크리스탈, 어빌리티를 주는 노란 크리스탈, 아이템이나 돈을 주는 보물상자,
모아놓은 돈으로 아이템이나 스테이터스를 구매할 수 있는 상인까지 레벨업을 제하고도 강화 요소가 다양합니다.
시스템 소개 첫 문단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것들 모두가 현재 스테이지에 한정된 강화 요소이죠.
그러나 영구적으로 스테이터스를 올려주는 요소들도 있으니, 이름하야 특수조건(特殊条件)과 강화 크리스탈입니다.
특수조건은 [보스전 제외 전투 7회 / 덫 3개 해제 / 가제트 장착하지 않고 클리어] 등 스테이지별로 고정된 챌린지로서,
목표 달성 시 악역치와 더불어 아이템 또는 스테이터스 보상이 주어집니다.
강화 크리스탈에서는 고정된 선택지 중에서 원하는 스테이터스 하나를 골라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강화 요소가 저게 전부냐고요? 아니요! 아ㅅ…엔드고어성에는 빌런을 강화시켜줄 여성진들이 있답니다!!
하가레에게는 부적(장비) 제작을, 아트렐리카(アトレリカ)에게는 아티팩트(스테이터스) 강화를,
기믹(ギミック)은 스토리 진행에 따라 스펠카드(장비) 강화를, 마니레이트에게는 메인 장비 강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강화를 위해선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크리스탈이 필요하다는 점☆
크리스탈에는 [다크 크리스탈 / 카오스 크리스탈 / 레어 크리스탈]의 3종류가 있다는 점 또한 참고해주세요~
뭐? 노가다가 싫어? 강화하기 싫어? 그럼 스토리 진행도 못하고 죽어야지



H씬 자체는 총 31개가 있으며, CG 돌려쓰기 범벅이라 기분이 좋진 않지만 스크립트 분량이 꽤 되는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CG도 유려하고 차분도 많고 스크립트 퀄리티 또한 훌륭해서 만족스러운데 돌려쓰기가…이게…쓰읍…
H씬 소재로는 평소 언행이 거친 주인공답지 않게 전부 조루와 M 기질을 놀림당하는 내용으로 되어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인공의 청년막 개통(!)은 물론이고 좁은 노폐물 배출 구멍에 구두굽을 꽂는(!) 묘사도 들어있습니다.
구두굽 씬은 여러 의미로 충격적이었는데, 료나씬을 보면서도 멀쩡하던 고추가 자꾸 쪼그라들더라고요…-_-;
역시 난 M성향이 아닌 거야!
어떤 엔딩이든 감상하면 회상룸이 개방되며, 이곳에서 즉시 전개방도 가능합니다.
다만, 제일 짧은 엔딩도 대강 5~6시간 정도 걸릴 텐데…네, H씬 편히 보기가 그렇게나 힘들단 얘깁니다.

다회차를 유도하는 게임의 정석, 야리코미(파고들기) 유도의 최고봉인 실적 시스템이 있습니다.
다회차를 상정하여 만들어진 실적 시스템으로서 모든 세이브 파일에 공통으로 적용되니 걱정하지 마세요!
모 똥겜들하고는 다르다!
자, 이렇게 게임시스템 파트의 내용을 작성하는 데에만 3시간이 걸렸습니다.
쓸데없는 내용을 쳐내면서도 소개하고픈 정보를 최대한 우겨넣다 보니 조금은 두서없어진 것 같기도 하네요.
소개할 것이 많다는 건 그만큼 게임 볼륨이 크고 즐길거리가 많다는 뜻이니 좋은 징조이죠.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나 HCG 돌려쓰기가 있고, 전투중 커맨드 위치가 자꾸 초기화되는 점도 불편했네요.
실용성 볼륨까지 완벽했더라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저 분명 A엔딩 조건 충족시킨 거 같은데 왜 B엔딩으로 빠진 걸까요…?
스크린샷 보면서 복기해봤는데 진짜 이유를 모르겠네…?
[평가]
게임성 : ★★★★★ [꽤나 이것저것 강화할 게 많은 로그라이트 방식 작품 / 운수가 나빠서 즐거워♪(망가짐)]
편의성 : ★★★★★ [기지 내부 정도는 세이브 제한 풀어주지 / 게임 전략성을 위한 의도적인 불편]
작품성 : ★★★★★ [세 가지 멀티엔딩 및 도전적인 다회차 지원 / 악역은 악역답게 살아가라]
조작성 : ★★★★☆ [대사 로그, 스킵, 대사창 숨기기의 모든 실용편의성 기능 집합 / 살짝 불편한 전투 조작감]
실용성 : ★★★★ [H씬은 정말 에로한데 HCG 돌려쓰기가 자꾸만 눈에 밟히네]
총점 : 9.4점 / 10점 [완벽한 환경(작품)에서 HCG 볼륨이 맺지 못한 10점의 열매여]
역시 잘 만든 작품은 리뷰하기가 너무 힘들어…털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