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메이드 인 메이드!
게임명(원어) : めいどいんめいど!
게임코드(DLsite) : RJ01305644
제작 서클 : 青い鳥のポンダリング
발매일 : 2024년 12월 31일
게임 장르 : 어드벤처
게임 가격 : 660엔 (약 6300원)
플레이타임 : 약 40분~1시간 이하 (초회차 기준) / 약 2시간~4시간 이하 (END2 기준 / 개인차)
[도입]
일본 작품들을 보면 메이드(メイド)와 명도/명토(冥土)의 발음 유사성을 통한 말장난이 종종 보입니다.
특히 Pixiv에서 冥土를 검색해보면 다수의 평범한 메이드 일러스트가 나오는 걸 확인해볼 수 있죠…대체 왜?
한편, 명도(사후세계)의 죽음이란 키워드와 메이드라는 특수한 캐릭터성을 연결지은 합성소재(!) 작품의 예시라면,
최근인 2024년 4분기에 방영한 그대는 메이드님(君は冥土様。)의 제목에 들어간 말장난이 있네요.
메이드로 고용된 히로인이 암살자라는, 메이드와 죽음(암살자)의 키워드가 버무려진 작품이기도 하고요.
뭐, 제 인상에 깊게 남은 건 ねぇ?メイドさんはみんな忠実だと思う?라는 BMS 곡의 일부 가사지만요.
冥土に落ちろ!
이때부터 저는 메이드 캐릭터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품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님)
[본론]

오래 전의 과거…혹은 누군가의 꿈일지도 모르는 이야기.
성인 여성과 어린 소녀의 대화만이 꿈인지 과거인지 현실인지 모를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살던 곳은 물론이고 이름이고 뭐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위해 이름을 붙여주겠다는 그녀들.
그녀들은 자신들의 생명의 은인인 그에게 이드(イド)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이곳에 아벨(アベル)이란 이름을 가진 부호가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에 대한 기억은 없다시피 하고, 당장 이곳이 어디며 눈 앞의 여성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죠.
메이드복을 입은 여성은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던 듯 별 반응 없이 입을 뗐습니다.

본인을 아벨의 종자라 소개한 안젤리카(アンジェリカ)의 말에 따르면 그는 어떠한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수일간 의식을 잃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으며, 다만 기억상실의 가능성이 있다고 의사가 진단했다는 것 같습니다.
아벨은 사고 이후는 물론이요 그 이전의 일들마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녀가 그렇다니 그런 것이겠죠.




안젤리카에게 이끌려 저택 내부를 안내받게 된 아벨은 저택에 고용된 메이드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디아나(ディアナ), 베아트리스(ベアトリス), 샬롯(シャルロット), 에밀리(エミリー).
자신을 이전부터 알고 있던 듯한 안젤리카와 달리 넷 모두 최근에 고용되어 아벨을 처음보는 메이드들이라고 합니다.
아벨이 무엇이든 요청하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이곳에 고용된 메이드들이죠.

저택 안내 겸 순회를 마치고 호화로운 점심식사까지 끝마친 아벨.
안젤리카는 오늘 중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외출은 자중해주기를 요구하는 한편으로 저택 내라면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져도 기억이 없는 그에게 목적이랄 것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저택 안팎을 돌아다니며 아기새마냥 각 곳에 관심을 갖고 쳐다볼 뿐…
이따금 메이드들과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이 전부였습니다.
그저 그렇게 시간만이 흘러갔습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달음박질을 한 것마냥 호흡이 차오르고 맥이 빠르게 뛰던 어느 밤…
평소처럼 저택 내부를 돌아다니던 아벨은 늦은 시간까지 청소를 하고 있던 디아나를 발견했습니다.
찻장 높은 곳을 정돈하고자 의자 위에 까치발로 서있는 그녀를 보자니…문득 장난기가 생긴 아벨이었죠.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는 디아나를 놀래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 그는 슬쩍 다가가,
디아나!
라며 이름을 외쳤습니다.

깜짝 놀라 의자에서 떨어지는 그녀를 몸을 던져서 지켜낸 아벨.
디아나는 아벨의 장난으로 벌어진 일임에도 탓하는 말 없이 그저 감사하다고 예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얼굴이 아닌 아래쪽을 향해 있었고,
그곳에는 디아나를 품에 안으며 느껴진 여성의 향기와 부드러운 살결에 텐트 친 똘똘이가 있었습니다.
혐오스러워 할만도 하건만, 되려 디아나는 “모든 걸 자신에게 맡기고 편하게 있어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주인의 정욕을 받아들이고 해소시켜주는 메이드, 디아나.
아벨의 제어할 수 없는 성욕이 다할 때까지 몸을 겹친 두 사람은 진력이 다했고,
그대로 포개진 채 심연과도 같은 꿈의 세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침이 되었지만 어쩐지 머리가 멍하고 잠이 덜 깬 듯한 느낌입니다.
몸이 안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기에 밤에 잠들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했던가 떠올려보는 아벨.
하지만 어째서인지 어젯밤의 일들이 단편적으로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떠올리는 게 중요한 일인가 하면 솔직히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요.
이미 앞선 기억들도 상실한 마당에 하룻밤의 기억이 사라진 정도야 대수로울 것도 아녔습니다.

그저 멍하니 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아벨을 찾아온 안젤리카.
그녀는 이른 아침에 디아나가 외근 목적으로 1주일간 저택을 떠나게 되었다며 보고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주일…저택 업무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안젤리카의 말에 아벨은 알겠다고만 답했습니다.
본인이 신경쓴다 한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영영 못 보는 게 아니라 고작 1주간의 이별이니까요.


당장에 디아나는 없지만 자신의 편의를 봐줄 다른 메이드들은 남아있습니다.
안젤리카만 더 바빠졌다는 걸 빼면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가 오늘도 흘러갑니다.
기억이 있든 없든 처음부터 상관없었을지도 모르게…
[게임 시스템]


그저 저택 내부를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기웃기웃 관심을 갖는 게 전부인 작품입니다.
그런 의미에선 비주얼노벨이 더 맞겠지만, END2로 항하는 단서를 찾는다는 의미에선 어드벤처가 적합했습니다.
메이드들과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때로는 메이드들의 대화에 끼어들기도 하고, 야한 짓도 하고.
목적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만끽하면 될 뿐인 작품이랍니다.


메뉴 좌하단의 숫자는 정욕도로서, 정력괴물 아벨은 사흘에 한 번씩 성교를 하지 않으면 몸에 부하가 걸립니다.
안타깝게도 기억을 잃은 아벨은 자위하는 법을 까먹은 건지 스스로 성욕을 해결한다는 선택지가 없으며,
메이드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털어버리는 방식으로 정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H씬은 [애무 – 본방]으로 이어지는 것을 하나로 보고 정욕도에 따른 H씬 내 전체 대사 변화를 무시하면 총 9개입니다.
그러니까, HCG 돌려쓰기가 들어간 씬을 무시하고 세면 저렇다는 겁니다.
귀엽게 그려진 캐릭터들과 야한 짓에 저항하는 대사 등이 맞물려 H씬 자체는 나름 나쁘지 않았네요.
역으로 좋았는가 묻는다면 본편 진행중 느껴지는 피로감 탓인지 애매~한 구석이 있긴 합니다.
편의성 측면을 말해보자면 맵의 구조가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선 관련하여 굳이 매일 밤마다 아벨을 식당에 배치시키는 것도 썩 좋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덧붙여, 한 번 말을 붙이면 대화를 취소할 수 없다는 점도 피로감에 한몫 했습니다.
END2로 나아가기 위한 트리거는 다회차이기에 되려 놓치고 넘어가기 쉬운 점도 피로감을 이끌었고요.
피로감…그래요, 피로감! 이 작품은 모든 것이 피로감을 이끌어냅니다.
피로감이라면 만족감이 덮어씌워줘야 하는데, 만족감을 찾을 구석이 없어요!
회상룸? 게임 폴더에 동봉된 파일을 참조해야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근데 그것도 기본 게임 파일에나 포함되어 있지, 같이 동봉된 대사 웨이트 없는 버전에는 없어요!!
회상룸? 버그가 좔좔 넘쳐요! H씬 감상에 방해되지 않게 캐릭터칩을 투명화시켰으면 원복해놔야 할 거 아냐~!!
심지어는 특정 캐릭터에게 대화를 걸다보면 이벤트 삭제 처리를 제대로 안 해서 치트아이템을 들고 본편 복귀가 가능해요!
갸아아아아악!!!! 갸아아아아아아악!!!!!!
(정신적 고통을 받아 뇌가 파괴된 리뷰어입니다)
[평가]
게임성 : ★ [일견 평화로움 속에서 이질성을 찾는다는 것 / 그러나 실상은 선택지 어려운 비주얼노벨]
편의성 : ★ [불친절한 게임의 힌트는 게임 외부 파일에 / 회상룸 버그…많아… / 대화 좀 취소하게 해줘라!!!]
작품성 : ★★★☆ [제작자의 불순한(!) 의도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음]
조작성 : ★★★ [Auto 상태에서 CTRL 눌러봐도 Wait이 긴 반쪽짜리 스킵기능 / 다른 편의성 기능은 많아]
실용성 : ★★☆ [CG 돌려쓰기도 있는 평이한 실용성 / 회상룸 감상하기 너무 힘들어]
총점 : 4.4점 / 10점 [플레이어에게까지 비밀주의인 건 좋지 않아 / 콘텐츠 볼륨이 좀 더 컸다면 완화됐을지도]
그래요, 제작자의 불순한 의도예요.
상점페이지의 경고문은 괜히 달아놓은 게 아녔어요.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저희는 일절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걸 도입부에 적지 않은 이유는, 본론부에 최대한 집중케끔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리뷰 공개하기 직전에 검토하다가 회상룸 버그 또 발견해버렸어…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