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NEKO CAFE
게임명(원어) : NEKO CAFE
게임코드(DLsite) : RJ01284504
제작 서클 : 脳花壇
발매일 : 2024년 10월 31일
게임 장르 : 어드벤처
게임 가격 : 110엔 (약 1100원)
플레이타임 : 약 20분~40분 이하 (모든 H씬 감상 기준)
[도입]
리뷰글 제목을 번지르르하게 써놓았지만 그냥 정신없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차원적인 작품들이 너무 좋습니다. 딱히 깊은 의미가 담겨있지 않더라도요.
사실 모든 언행의 의미를 따지려 들면 머리 쪼개지지 않겠습니까? 화타가 와도 못 이어 붙여요.
사람은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세상이 너무 복잡해져서 피로 기미에 몰려있거든요.
요즘 세상의 흐름은 AI니 ML이니 자동화니, 편리함과 단순함을 위한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보다 발전한 건 유튜브 쇼츠나 틱톡 등 단시간에 임팩트를 주는 콘텐츠라 보지만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나 결과에 담긴 의미는 퇴색되고 만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 “나쁜 대화법(길게 설명한다)-좋은 대화법(그냥 죽어)” 밈이 유행했겠습니까?
점점 생각하기 싫어지는 사고관의 전파가 반영된 결과인 셈이죠.
이 도입부, 누가 읽겠습니까?
이렇게 큰 글씨로 칼라풀하게 적어놓으면 이제 읽어보겠지ㅋㅋㅋ
[본론]

NEKO CAFE…고양이 카페에 방문한 소녀.
하지만 고양이 카페라면서 고양이는 없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없지만 교수대는 있으니까 목을 매면 좋을 거라는 고양이 생김새의 벽.
뭔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사양하지 말고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말하는…고양이 생김새의 벽입니다.

아. 교수대.
어째서 고양이 카페라는 곳에 고양이는 없고 교수대가 있는 걸까요?
교수를 전시하는 곳이라서 교수대가 아닙니다. 목을 매는 곳이라서 교수대입니다.
아, 하지만 C를 뿌리고 F 킬러로 활동하는 교수라면 전시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네.

어려운 건 잘 모르겠습니다.
고양이 카페에 고양이가 없다니, 팥 없는 팥빵이고, 초코칩 없는 초코칩쿠키고, 음식 없는 뷔페입니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 역시 이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한 게 맞습니다. 부조리 덩어리 세상입니다.
이딴 세상, 사요나라입니다. 그냥 목 매달고 죽어버리는 게 나을 겁니다.
그래서 목을 매달았습니다.
꿱.


죽어버린 소녀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고양이 생김새의 벽에게 곤란이나 불안이 있더라도 웃어 넘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을 여기에 가둬놓은 게 고양이 생김새의 벽 본인이면서 말 하나는 청산유수입니다.
어쨌든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니 참 말도 안되지만 고양이 없는 고양이 카페만 할까요.


당장의 일이 곤란한 건 아닙니다. 아니, 곤란하지만 그렇게 곤란하진 않습니다.
그냥, 이렇게 고양이 없는 고양이 카페처럼 인간관계가 괴로운 소녀였으니까요.
고양이 생김새의 벽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으니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말해보는 소녀입니다.
그러자 MACHINE이 되어버리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감안할 필요 없는 MACHINE이 되어버리라는 녀석이었죠.

MACHINE이 되어버린 소녀입니다.
아아, 뇌수를 뽑아 그 자리에 톱니바퀴를 박아넣어 MACHINE이 되어버린 소녀입니다.
머릿속에서 깡깡거리며 톱니바퀴가 돌아갈 때마다 비강에서 녹과 기름이 섞인 비릿한 냄새가 퍼지는 게 느껴집니다.
아아,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원래대로 자신을 돌려달라고 부탁하는 소녀입니다.
소녀는 고양이 생김새의 벽에게 뒤로 걸어다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뒤로 걸어가기로 마음먹은 소녀입니다.
앞일을 떠올리기 버거운 자신에겐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는 게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뒤로 걸었습니다.

아. 뒤로 다닌다는 건 하지만 위험을 동반하는 일입니다.
앞을 보지 않고 과거만을 생각하는 건 발전 없는 미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물론 과거를 보지 않고서는 미래도 볼 수 없다고들 하지만, 과거에만 집착하면 나아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죠.
뒤에 얽매여 있다간 이처럼 바닥에 난 구멍도 보지 못한 채 떨어져 꼬챙이에 꽂히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꿱.


물론 때로는 뒤로 걸어보는 것도 좋다고 말해준 건 고양이 생김새의 벽입니다.
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말을 멋대로 이행한 건 소녀의 잘못이라며 훈계하는 고양이 생김새의 벽입니다.
인생의 방향성을 정하는 건 소녀 자신이라며 주변의 무책임한 발언을 무조건으로 수용해선 안된답니다.

하지만 어쨌든 옳은 방향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건 과거를 반성하는 일입니다.
소녀는 뒤로 걷는 것을 통해 새로운 구역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미래에 대한 공포로부터 눈을 돌렸기에 가능했던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소녀의 결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적당히 지저분하고 코를 간질이는 습한 기운과 먼지와 곰팡이의 냄새…자위를 하기에 딱 좋은 장소같습니다.
아, 자위가 하고 싶어지는 소녀입니다. 자위가 좋아 꾀병을 부리며 학교를 쉰 적도 있는 소녀입니다.
떡하니 이불도 있으니 그냥 자위, 해버리면 될 것 같습니다. 이불 위에서 자위를 해버리는 소녀입니다.

자위를 좋아했던 건 소녀뿐만이 아니었던 듯합니다.
소녀보다 앞서 이 NEKO CAFE에 들어왔던 선객이 있던 모양입니다.
소녀와 같은 자위중독자인 여성의 일기에는 가게를 나가기 위해선 500엔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곳 가게 여러 곳에 현금이 숨겨져 있다는 듯하니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수중에 단 한 푼도 없는 소녀에게는 무척이나 유용한 정보입니다. 감사, 자위중독자. 쌩큐, 자위중독자!

소녀는 본격적으로 가게를 빠져나가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절망하여 교수대에 목을 걸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뒤로 걷다가 구멍에 빠져 꼬챙이에 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죽어도 죽지 않는 이곳은 고양이 없는 고양이 카페입니다.
자신같은 미소녀에게 돈을 빼앗아가는 가게가 이상한 거라며 고양이 없는 고양이 카페를 돌아다니는 소녀입니다.
[게임 시스템]

의미심장한 듯 사실 별 것 아닐지도 모르는 초단편 탐색형 작품입니다.
주변을 탐색하며 아이템과 돈을 모으고 스위치를 조작하는 등 탈출에 힘쓰면 되는 작품입니다.
작품의 진행에 따라 같은 장소를 탐색하더라도 대사에 소소한 변화가 발생합니다.
원체 난해하고 바보같은 말장난이 포함된 대사들이긴 하지만 해학이 담겨 재미나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대사 말고는 특기할 게 없는 작품이에요.


[자위씬 3개 / 도플갱어 69씬 / 클리어CG]로 HCG 5개에 료나CG 4개로 총 9개의 CG가 있습니다.
H씬이 아닌 HCG 단품으로서 사용된다는 점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작품 방향성에선 좋은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TMI처럼 넘쳐 흐르는 대사와 달리 작품 내용은 지극히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탐색형 어드벤처의 즐거움 측면에선 부족함이 있지만, 대사 변화가 이끄는 작품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탐색형 작품치고는 즐길거리가 적은 데다가 대사가 하나같이 사차원적이라는 점이 단점일 수 있지만,
역으로 대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함부로 깎아내리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재미나게 읽었거든요. 무엇보다도, 캐릭터가 무척 에로했습니다…(홍조)
[평가]
게임성 : ★★☆ [진행에 따라 변하는 대사 / 일부 분량이 조절된 느낌의 아쉬움은 있음]
편의성 : ★★★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면]
작품성 : ★★★★ [정신 나갈 것 같은 이야기 속 위안 / 특이 컨셉의 부드러운 표현]
조작성 : ★★★ [선택지에서 취소 버튼 동작 결과가 다름에 따른 가벼운 혼동]
실용성 : ★★★ [H씬이라기보단 HCG로 퉁친 거지만 눈요기 값은 함]
총점 : 6.2점 / 10점 [성인게임은 이런 정신 나간 작품들의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즐겁습니다]
이번 리뷰글은 작품 내용처럼 정신없이 적어봤는데, 잘 와닿았을지 모르겠네요.
제 글쓰기 취향에 닮아있어서 그런지 개소리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술술 적혀내려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