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내출-임부 엘프와 숲의 저택-
게임명(원어) : 耐出-妊婦エルフと森の館-
게임코드(DLsite) : RJ204146
제작 서클 : URURUC
발매일 : 2017년 9월 9일
게임 장르 : 어드벤처
게임 가격 : 770엔 (약 8500원)
플레이타임 : 약 1시간~2시간
[도입]
우선 한글 제목명에 직역으로 ‘내출‘이라 적었지만, 그 의미는 ‘출산을 참는다‘는 뜻입니다.
네, 맞습니다. 썸네일을 보고 눈치 채셨겠지만, 이 게임은 처음부터 주인공이 임신한 상태로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게임을 해봤지만, 이거 굉장히 레어한 설정입니다.
여기서 ‘굉장히 레어하다’는 건 임산부를 콘텐츠의 주 대상으로 삼았다는 부분입니다.
성인물에서 임신/출산 장르는 비교적 하드한 축에 속해있고,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장르 특성상 여성을 아기주머니로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으며, 일부는 터부시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여성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고결한 것이며, 누군가에겐 신성시 여겨지기도 하는 행위임에 틀림없습니다.
특히나 유교사상이 무의식에 깊숙이 깔려있는 대한민국에서는 더더욱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죠.
그런 고귀한 행위의 결과물로 아이를 낳아놓고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공중화장실 변기통에 던져버리는 짓거리를 하는 인간말종들이란…
저는…솔직히 해당 장르에 썩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고, 작품에 따라서는 재밌게 즐기기도 했습니다.
제 인생작이었던 만큼 계속 언급하게 되는 ‘묘상 던전 크로니클‘이 대표적인 출산물이기도 하고요.
보통 강간 시츄에이션에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하드한 축이라곤 하지만, 이종간이라면 또 희석되는 점이 있지요.
아무튼, 묘사에 따라서 그 하드한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근데 이 게임은 그러한 것들을 고려해봐도 작품의 내용이 하드합니다.
아무리 판타지로 희석시켜도, 이종간이라고 세뇌를 할래도 처음부터 임부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건 지나쳤어요.
다행히(?) 많은 장면에서 본인의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는 묘사가 있지만…다행이지 않은 묘사도 있거든요.
솔직히 저도 H씬을 보면서 흠칫거렸지만, 그렇기 때문에서라도 더더욱 리뷰를 진행합니다.
혹시라도 호기심에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하는 목적에서 리뷰를 진행합니다.
지뢰작 경고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 심리적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가 담겨있는 게임입니다.
본 리뷰는 하드 난이도 플레이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작자 난이도에서는 리뷰 내용과는 반대로 재화 부족에 끔찍할 정도로 시달리게 됩니다.
[본론]
사람들이 사는 대륙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는 섬.
자연이 살아숨쉬는 이곳은 소수의 엘프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장소였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마물들에게 습격당해서 모조리 불태워지고 유린당하기 전까지는…
마물들로 가득한 마을을 간신히 도망쳐나온 피나(フィナ)는 당장에라도 양수가 터질지 모르는 만삭의 임부입니다.
깊은 숲속까지 도망쳐올 수 있었던 건 기적과도 같았지만,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마물 수색대로 인해 안전하진 않았죠.
그녀는 이 섬을 빠져나가 대륙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하여 대륙 전송 마법진을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마법진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목을 마물들이 막고 있었죠.
별 수 없이 걸음을 돌린 그녀는 과거에 마법을 연구하는 시설이었다는 폐건물에 들어서게 됩니다.
마법을 연구하던 곳이라면 당연히 대륙 전송 마법진도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진 채로…
이곳에서 자신이 무슨 일을 겪게 될 것인지도 모른 채 말이죠.
밖에서 봐도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건물이었는데, 내부로 들어오니 상태가 더욱 심각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매 걸음마다 느껴지는 진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
번식에 미쳐있는 마물들은 복도며 방이며 할 것 없이 곳곳에 자리를 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전투를 피하며 다니고 싶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피나는 직감했죠.
저택 이곳저곳에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보라색 촉수와 달리, 녹색의 촉수들은 대화가 통하는 존재였습니다.
무언가 부탁해오는 이들도 있고, 상인을 자처하며 거래해오는 이도 있었습니다.
피나는 이들과의 상부상조를 통해 저택 안쪽까지 탐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죠.
건물 3층에서 기껏 마법진을 발견했지만, 누군가에 의해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복구를 시도해볼만 하겠지만, 일분일초가 급한 피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죠.
게다가 그녀의 마을을 습격했던 마물들이 저택 내부에까지 들어와서 생존자들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결국 도망갈 곳 없는 장소에서 이들과 마주친 피나는 전력을 다한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저택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연구자료를 수집하던 그녀는 지하에 마법진이 남아있다는 기록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 동굴, 사방팔방 트여있을 뿐더러 곳곳이 토끼굴처럼 이어진 드넓은 장소였지요.
게다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적들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과연 피나는 이곳을 무사히 탈출하여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굳이 장르 분류를 한다면 어드벤처에 가까운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일단 탐색을 중시하는 어드벤처 게임의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어드벤처로 분류하였습니다.
RPG 요소로서 등장하는 모든 적은 쓰러트리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만, 골드는 드랍되지 않습니다.
게임 시스템으로 옷 내구도라는 수치가 존재하며, 전투에서 공격을 당하거나 함정을 밟으면 감소합니다.
옷 내구도가 50 이하로 감소하면 주인공의 스탠딩 CG에 변화가 생기며, 동시에 방어력도 감소합니다.
다행히 내구도 회복 아이템(魔法の糸)은 탐색만으로도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있으며, 상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언제 출산할 지 모르는 진통을 겪고 있다는 주인공의 설정대로, 일정 걸음수마다 체력이 1씩 감소합니다.
처음에는 10걸음마다 피해를 입지만, 특정 이벤트를 겪거나 마력 덩어리(魔力の塊) 과다사용 등으로 점차 줄어듭니다.
피해를 입는 걸음수를 다시 늘려주는 평온의 덩어리(安らぎの塊)라는 아이템이 있지만, 제작 코스트가 굉장히 비쌉니다.
재화에 여유가 생기는 후반이라면 모를까, 마력 덩어리 자체도 얻기 힘든 초중반에는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지만요.
제작자 난이도에서는 기초 HP/MP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탓에 평온의 덩어리를 만드느니 그냥 써버리는 게 이득이고요.
…재화 수급의 밸런스가 아쉽게 느껴진 부분이었네요.
마물과의 전투에서 패배하면 MP가 30 이상인지 아닌지에 따라 통상 H씬 또는 출산 H씬(게임오버 씬)이 재생됩니다.
초반에 회상룸 아이템을 받았다면 H씬은 언제든지 볼 수 있으므로 일부러 패배하는 행위에는 아무런 메리트도 없습니다.
아, 일부 마물들(주로 보스급)의 경우 부활 조치 없이 게임오버로 직행하기도 합니다.
반짝이는 아이콘은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기록물을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이며, 때로는 이벤트 표지이기도 합니다.
다만 잡템이나 일부 기록물은 해당 아이콘으로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곳저곳 살펴보는 걸 추천합니다.
총 8개의 스토리 기록물이 존재하며, 이중 6개 이상을 확인한 경우 최종보스와의 대화에 변화가 발생합니다.
필요한 기록물의 위치는 게임 압축파일의 Readme 파일에 대강 나와있지만, 이를 옮겨보자면 대강 다음과 같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 1층 북서쪽 복도 좌측 아랫방(풀숲) 아랫층의 아랫길로 이어진 방의 우측 상단 맨우측 빈 상자
- 1층 동쪽 복도 아래쪽 방 (2층 동쪽 복도 계단 이용 필요)
- 2층 남서쪽 복도 왼쪽방 책장 맨좌측에서 6번째 책장 및 맨우측에서 2번째 책장
- 2층 남서쪽 복도 우측방 맨우측 책장과 맨좌측 2번째 책장
- 2층 북동쪽 왼쪽아랫방 상단의 맨좌측 책장
- 지하1층 북동쪽 방 좌측 2번째 책장 (해당 장소에서 우상단으로 있는 곳과 헷갈리지 말 것)
- 지하1층 북쪽의 북쪽 보라색 방 왼쪽에서 2번째 책장
- 지하1층 남쪽 방의 구멍속 공간 침대 위의 편지
…뭐, 스포일러라고 적어두긴 했지만 이곳저곳 찾다보면 자연스럽게 조건을 충족시킨 상태일 겁니다.
최종보스를 무찌르고 게임을 클리어하면 자신의 스코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별로 스코어 보너스에 차등이 있으며, ‘기록물 수집’이나 ‘전투 패배 없이 클리어’ 등의 스코어 보너스도 있습니다.
다만, 고난이도든 고득점이든 특별한 목표 달성 보상이 없다는 점은 동기부여 측면에선 아쉬웠습니다.
리뷰를 위해 3번 플레이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처음에 하드 난이도를 클리어한 시점에서 게임을 그만뒀을 겁니다.
맵이 넓은 만큼 탐색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서 첫 플레이부터 은근히 피로감을 느꼈거든요.
앗…물론 이건 제가 게임 길치라서 생긴 피로감일지도 모릅니다. (첫 클리어 소요시간 : 1시간 45분)
시작부터 “아이템의 개수는 유한합니다“를 선언하고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사실 아이템이 유한하다는 표현보다는 골드 수급처가 유한하다고 말하는 게 들어맞는 표현이지 않나 싶지만요.
아마 제작자는 RPG의 틀에 WWA 장르 특유의 ‘계획적 플레이’라는 스타일을 덧대고자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 번 사용하면 부서지는 이동 크리스탈’로 일회성 던전을 도입한 건 재미난 시도였다 싶습니다.
마치 보스전을 대비하듯 충분한 준비 없이는 함부로 도전하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계획적인 플레이를 유도했거든요.
음층의 동굴에서도 이와 같은 일회성 던전의 요소를 넣었다는 걸 떠올려보면 기발한 생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임중에 회복 아이템 부족으로 진행이 막혀버렸다면 구제조치(救済措置) 아이템을 사용하면 됩니다.
‘HP/MP/옷 내구도 전체회복‘ 또는 ‘HP포션x3/MP포션x3/60G 획득‘의 옵션을 선택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구제조치 아이템 1회 사용마다 최종 스코어에서 5000점씩 감점됩니다.
점수가…뭐죠?
하드와 노말의 난이도는 거기서 거기지만, 제작자 난이도만큼은 하늘과 땅 차이로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빡세게 붙들고 한 건 아니지만, 구제조치 아이템을 6회 사용하고 나서야 클리어할 수 있었거든요.
3층 오크전을 위해 앞선 2회의 보스전에서 아이템을 보존해야 하는데, 달리 방도를 찾을 수 없었던 탓입니다.
고로 진짜배기 게임성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제작자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작자 난이도를 구제조치 아이템 없이 진행하다보면 몸에서 사리가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드까지는 대충 플레이해도 괜찮았는데…어째서 제작자 난이도는…
털썩……
[평가]
게임성 : ★★★☆ [하드 난이도와 제작자 난이도 사이의 밸런스가 극과 극인 느낌을 지울 수 없음]
편의성 : ★★★☆ [체력피해 걸음수는 메뉴에서 바로 확인 불가 / 구제조치 아이템을 통한 흐름 회복 가능]
작품성 : ★★★ [은근한 개그 요소 / 곳곳에 위치한 스토리(설정) 탐색이 게임의 목적 중 하나]
조작성 : ★★★★ [대화 스킵, 대화 로그, 대화창 가리기 완벽구비]
실용성 : ★★★★ [게임시작 직후 회상룸 전개방 / 감상을 편하게 도와주는 대화창 기능 삼신기 / 호불호 갈릴 H씬]
총점 : 7.2점 / 10점 [소재는 자극적이지만 RPG와 WWA의 요소를 잘 버무려 만든 평작]
제작자 난이도 기준으로 리뷰를 적지 않은 것은 구제조치 아이템을 사용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게임오버를 당했을 테고, 그건 결국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했다는 말이 되니까요.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한 상태에서 리뷰를 적다니, 어불성설 아니겠습니까?
결국 하드 난이도를 기준으로 리뷰를 적을 수밖에 없었고, 난이도 밸런스 얘기를 계속 꺼내들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작자 난이도가 비정상적으로 어려운 것도 맞고 다른 난이도가 지나치게 쉬운 것도 맞습니다.
그걸 감안해도 게임 밸런스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데, 이건 WWA 장르의 느낌을 살리려다가 실패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각 장르의 요소들을 적절히 버무리긴 했지만, 전투에 운이 개입하는 RPG 장르의 특성이 지나치게 튀어버린 것 같아요.
일부 아이템의 획득 난이도가 성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였고요.
그래서 재미 없었냐, 게임성이 아쉬웠냐 묻는다면…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해볼 수 있어 재밌었다는 게 제 답변입니다.
역시…WWA 장르는…완벽한 장르…흐헤…흐헤헤…
2022.07.23 수정
- 갤러리 업데이트에 따른 클릭시 확대 수정
2024.01.14 수정
- 갤러리 업데이트에 따른 라이트박스 기능 지원 및 이런저런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