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밤 산책
게임명(원어) : 夜歩き
게임코드(DLsite) : RJ01031132
제작 서클 : スーパーバッド
발매일 : 2023년 3월 4일
게임 장르 : 비주얼노벨
게임 가격 : 1760엔 (약 17600원)
플레이타임 : 약 1시간 이하
[도입]
판매량 15000? 평가 4.4점 이상? 아, 이건 훌륭한 작품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만, 일단 지금은 결단코 아닙니다.
요즘 들어 물씬 드는 생각이, 실제 게임 작품과 감상형 작품을 분리해야하나 싶어요.
실제로 순수 감상형 작품인데 괜히 게임성 항목까지 점수를 매기니 평점이 떨어지곤 하거든요.
그래도 ‘선택지‘를 통한 엔딩 변화가 있다면 그건 게임으로 취급하여 게임성 점수를 줄 수 있겠는데…
그것이 역으로 작품 점수를 깎아먹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 참…어느 선을 기준으로 해야하는지 어렵네요.
비주얼노벨 작품들을 게임으로 볼 수 있는가!! (막말)
[본론]
평범한 마을의 평범한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JK가 여기 있습니다.
모처럼의 금요일 오후를 날려먹은 그녀의 이름은 스즈키 리카(鈴木 里香)입니다.
다른 급우들과의 대화를 따라가기 위해 취향도 아닌 노래를 멍하니 듣다가 깜빡 잠들어버린 그녀였죠.
숙제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할 일은 없고, 부모님은 할머니댁에 가서 홀로 집을 지키는 금요일 밤시간.
침대에 드러누워 있는 것도 지겨워진 리카는 편의점이나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직 21시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돌아다니는 사람은 누구도 보이지 않습니다.
번화가와는 떨어져 있는 이곳 동네이니만큼 다들 광란의 주말을 보내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아무렴 지금의 그녀에겐 상관 없는 일이었지만요.
편의점에는 귀갓길의 회사원과 근처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지루한 리카는 잡지 코너에서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때우고자 했죠.
마침 성인 잡지 코너에서 ‘한밤중의 JK 노출 플레이‘라는 표제에 홀린 듯이 손을 뻗은 그녀.
촬영용으로 야하게 재단된 교복을 입고 있지만 JK로는 보이지 않는 배우를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애초에 남자친구의 취미에 어울려주는 게 아니라면 세상 어떤 여자가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한단 말인가요?
문득 잡지 선반 앞 유리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눈에 담게 된 리카.
스커트가 파카에 가려진 모습은 묘하게도 입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물론 자신이 하의를 입지 않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서도,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방금 읽었던 잡지의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 리카.
생각해보면 교복 위에 파카를 입었을 뿐인 자신의 모습은 잡지 속 여성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파카의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옷차림을 잠시 살펴보는 그녀.
물론 교복의 스커트가 다소 짧긴 하지만, 잡지 속의 에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초 미니 스커트 정도는 아녔죠.
스커트가 아무리 짧다고 해도 안에 속바지를 입고 있으니 보여진다고 크게 부끄러울 것도 없었고요.
생각이 거기까지 이른 김에 골목에서 훌러덩 스커트를 벗어보는 리카입니다.
하지만 맥이 빠지게도 기대했던 것처럼 고조되는 흥분은 없었습니다.
지나가던 중년 남성에게 몸을 훑어봐진 것 같다는 망상을 하기 전까지는…
JK다운 행동력? 어쩌면 도파민에 이성이 마비된 걸지도 모릅니다.
길 한복판에서 속바지마저 벗어던지고 팬티 차림이 되어버린 그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굳이 편의점에 들어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기까지 했습니다.
창밖에 누군가 있었더라면 자신의 치태를 보여졌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하지만 그것은 이내 참아내기 어려울 정도의 짜릿한 흥분으로서 되돌아왔습니다.
휴대폰을 보니 0시를 넘은 시각…편의점에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다시 잠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셔츠 한 장에 팬티 바람으로 거리를 활보했단 사실에 부끄러워하는 리카.
하지만, 파카를 걸치고 있으면 팬티를 입지 않아도 의외로 들키지 않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죠.
다녀와서 곧장 몸을 씻을 것이기에 먼저 속옷을 벗었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속이는 리카.
디저트를 사러 나간다는 핑계로, 그녀의 발걸음은 또 다시 편의점을 향해 있었습니다.
전라가 아니니까 괜찮다며, 노팬티라는 건 한눈에 알기 어려울 거라며, 파카의 지퍼까지 내려버렸죠.
편의점 유리벽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던 그녀는 누군가에게 들킨 경우의 모습을 상상해버렸고…
상상만으로 절정하고 말았습니다.
자위로 가버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신이 한순간 불타오른 듯한 화끈한 감각.
오전 2시가 되었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녀는 몸 속 들끓는 감각에 곤혹스러웠습니다.
아니, 이미 무엇을 하면 좋을지는 스스로가 알고 있었죠.
파카 한 장만을 입고 집밖을 나온 리카는 가로등 아래, 자판기 앞 등 곳곳에서 노출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보여질지도 모른다는 짜릿함‘을 위한 것이었죠.
더 큰 자극을 찾아, 리카는 알몸에 가까운 모습으로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
끝내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사는 집의 현관문 앞에서 자위를 시작한 리카.
하지만,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한 일입니다.
그녀의 밤 산책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게임 시스템]
잡지 한 편으로 노출광이 되어버린 JK 리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조작 파트는 최후반부 잠깐을 제외하면 큰 의미가 없으며, 선택지는 배드엔딩 직행형입니다.
게다가 탐색 요소조차 없으니 어드벤처가 아니라 비주얼노벨이 더 적합한 장르겠죠. 어떤 놈이 어드벤처래?!
쯔끄루 MZ의 경우 대사 빨리 넘기기를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선택지가 자동으로 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대사 스킵 기능이 없는 비주얼노벨 작품에서 가히 최악의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대사 스킵 플러그인 하나 추가해주는 게 그리 힘든 일이었을까 싶어요.
H씬은 총 21개, 메인 HCG는 총 14개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HCG에서 일부 돌려쓰기가 있지만, 이를 커버하는 압도적인 풀보이스가 작품의 값어치를 합니다.
자연스러움에 있어선 갑작스러운 톤 전환 등 아쉬움이 남지만, 시츄에이션과 스크립트가 원체 물건이라서…
시츄에이션 묘사나 연출력에 있어선 ‘선택지만 잘 고르면 안전하다‘는 안심감이 위기감을 상쇄하여 아쉬웠지만요.
특히나 흥분되면서도 큰 아쉬움을 느낀 건 철봉 파트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들킬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들키더라도 피할 수 없다는 급박함의 하모니.
플레이어의 개입 포인트를 해당 파트에 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던 H씬.
이후로는 해당 파트에서 미친년 소리가 나올 정도로 고조되었던 흥분이 정형적 연출에 식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익숙해진다는 건 여러 의미로 무서운 것 같습니다.
[평가]
게임성 : ★ [감상형 작품의 벽을 넘진 못한다]
편의성 : ★★★☆ [게임 초반부터 전개방 가능 (토끼)]
작품성 : ★★★ [볼륨이 살짝 아쉽다 / JK의 성욕이란 급발진하는 것인가?]
조작성 : ★★★ [대사창 숨기기 지원]
실용성 : ★★★★☆ [깡패같은 압도적 풀보이스 / 거 아래쪽 액체는 피부에 스며드는 겁네까?]
총점 : 6점 / 10점 [미친년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츄에이션의 과격하면서도 심심한 위기감]
보이스만으로도 작품의 가치를 한다곤 했지만, 액체량이 오락가락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네요.
어쨌든…게임성 항목을 제하고 본다면 7점에 해당하는, 감상형 본연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