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칠흑의관~심령탐정의 첫 의뢰~
게임명(원어) : 漆黒の館~心霊探偵の初仕事~
게임코드(DLsite) : RJ255717
제작 서클 : わんにゃんすたいる
발매일 : 2019년 6월 11일
게임 장르 : 비주얼노벨
게임 가격 : 330엔 (약 4000원)
플레이타임 : 약 30분 이하
[도입]
전 빙의물이 좋습니다. 신체강탈물이 좋습니다. Possession으로 표현되는 장르가 좋습니다.
자아가 남아있어도 좋습니다. 자아가 지워져도 좋습니다. 자아를 빼앗겨도 좋습니다.
생물이든 사물이든 괴물이든 무엇이든 장르 묘사가 너무 좋습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하고 싶어지는, 사람은 진화 과정에서 배덕감에 흥분하도록 교육된 게 분명합니다.
저는 자신의 의지가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기만 해도 끔찍하게 두렵거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싫어하는 상황을 직면해야하는 점이 되레 자극적으로 다가옵니다.
뭐…인류는 다들 그렇게 진화해온 거니까요.
[본론]
위험을 무릅쓰고 한밤중의 숲을 홀로 걸어가는 여성.
그녀의 이름은 사야(沙耶)로, 자신의 영감(霊感) 능력을 살려 심령탐정을 밥벌이로 삼은 소녀입니다.
다만, 영감 같은 오컬트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 지금까지 한 번도 의뢰를 받아본 적이 없었죠.
그런 사야였기에 이번에 받은 의뢰가 아무리 위험한 것이라 할지라도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이번 의뢰를 반드시 성공시키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는 그녀였습니다.
제령을 의뢰받은 저택에 도작한 사야.
이곳은 과거에 건물의 주인이었던 사람에 의한 대학살이 벌어졌던 끔찍한 장소입니다.
그로 인해 악령이 들끓게 된 저택은 건물 밖에서부터 굉장히 불길한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분명 아무도 없어야 하는 이곳에서 사야는 잠옷으로 보이는 복장의 소녀를 발견하게 됩니다.
파쟈마 차림의 소녀 카린(カリン)은 사야가 확인했던 자료에서는 등장한 적 없는 낯선 인물이었죠.
하지만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 그녀는 사야에게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라고 경고하고 안개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영감이 강하다는 것은 영혼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령탐정으로선 필수적인 자질이지만,
동시에 악령들의 눈길을 끌기 쉬울 뿐더러 그들에게 빙의되기 쉬운 체질이란 말도 됩니다.
게다가 영감이 강하다고 영장포니 영광파동권이니 하는 공격수단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악령들 대부분은 대화에 응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그녀는 좀비가 들끓는 곳에 잠입한 일반인과 다름없었죠.
빙의하려 드는 악령, 키스에 굶주린 악령, 팬티 관음증에 빠진 악령…
아무래도 이곳 저택에는 정상인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과연 사야는 무사히 의뢰를 마치고 심령탐정 데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전형적인 50:50 배드엔딩 이지선다 비주얼노벨 작품입니다.
6개의 배드엔딩이 존재하며, 각각은 [빙의 / 감금 / 키스노예 / 수치 / 칼빵 / 겁간] 엔딩입니다.
각 엔딩별로 고유의 CG가 존재하지만 어느 하나도 노출은 묘사되지 않는 건전한 작품입니다.
특정 엔딩의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 텍스트로 인해 R18인 건데, 그마저도 도중에 끊기는지라…
선택지는 이전 정보가 도움되는 경우가 없이 그냥 순수하게 찍기 요소입니다.
이를테면 화장실에서 왼쪽문을 이용할래 오른쪽문을 이용할래 묻는 게 하나의 선택지라고요!
작가 마음에 들지 않는 문을 선택하면 배드엔딩을 보는 겁니다.
세이브 불러오면 되니까 별 상관 없지만.
전체적으로 엔딩들이 도중에 찍 싸다 말았다는 느낌으로 끝나버립니다.
빙의를 당했으면 그 다음 행동을 보여줘야 진정으로 빙의물의 가치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요?
초장부터 “나는 빙의되기 쉬운 체질이야” 계속 강조했는데 정작 씬은 하나, 그마저도 ‘정신을 잃었다‘로 끝나다니!
게다가 앞서 말한 유일한 R18 요소라는 본방 묘사는 어떻게 끝나는지 아세요?
‘죽고싶어…‘
지금까지 나온 텍스트를 뭉터기로 보여주는 백로그 기능입니다.
흰색 바탕에 옅은 회색 글씨, 게다가 넓은 폭의 화면에 개행조차 넣지 않아서 눈알이 돌아갑니다.
보아하니 전에 리뷰했던 요의를 보내는 능력 작품과 동일한 엔진 기반인 거 같은데, 흠냐…
충분히 꼴려질 수 있는 요소란 요소를 다 갖추고도 이렇게 실패할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아니, 그건 “네 물건 멋지다” “그럼 즐겨볼까?” “네가 죽는 게 더 멋질듯“라는 대화 흐름에서 깨달았어요.
목숨 부지해보겠다고 치켜세워주다가 갑자기 도발하는 말을 내뱉는 건 대체 무슨 화법이죠?
스스로도 이길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상대를 왜 도발하냐고요.
엔딩들 찍 싸는 것도 짜증났는데 결말 직전의 대화를 보고 펑 터져버렸네요.
[평가]
게임성 : ★ [이지선다라도 배드엔딩이 있다면]
편의성 : ★ [선택지는 6번 등장하고, 세이브는 5칸이며, 갤러리는 없다]
작품성 : ★ [얘는 왜 탐정을 하는 거야? / 도발이랍시고 하는 짓이 웃기다]
조작성 : ★☆ [대체 어떤 툴이 Windows키를 스킵으로 만들어놓은 건데?]
실용성 : ☆ [직접적인 노출 없음 / 겁간 텍스트묘사가 똥 싸다 끊은 듯 끝남]
총점 : 1.2점(-0.8) / 10점 [빙의물이라길래 기대했던 내가 밉다]
티라노 스크립트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은 대화 스킵 기능에 Windows키가 default로 배정되어 있는 건가?
Island Parasite 같은 작품은 Ctrl로도 스킵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는데, 이건 제작자의 배려일 뿐인 거고?
앞으로 티라노 스크립트 작품에서 스킵 기능에 다른 버튼이 배정되어 있으면 추가점 넣고 시작해야겠네요.
…이게 맞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