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ty Parallel Curse] NPC간이라도 이처럼 스토리는 있어야지


nasty pararell curse title


게임명(한글) : Nasty Parallel Curse

게임명(원어) : Nasty Parallel Curse

게임코드(DLsite) : RJ01150842

제작 서클 : ぱすたらっつあ

발매일 : 2024년 3월 23일

게임 장르 : 어드벤처

게임 가격 : 1210엔 (약 12100원)

플레이타임 : 약 1시간 이하 (트루엔딩 기준)


[도입]

매번 NPC간 작품을 리뷰하면서 불만불평을 터트렸던 리뷰어입니다.

NPC간 작품이라 해봐야 단순 CG집 꼴의 작품이 많아 3개밖에 리뷰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다릅니다! NPC간 작품이지만 조금 다릅니다!

스토리가 있어요, 스토리가!

이럴수가! 게임 흉내내기(시뮬레이션) 작품에서 어드벤처로 장르 수준이 격상하다니!!

시뮬레이션과 어드벤처 장르 사이에 우위 관계는 없습니다. 여느 때의 개소리니 그냥 넘어가주세요.


[본론]

우리가 사는 세계로부터 한 시공간이 분기되어 따로 존재하게 된 세계.

우리의 세계와 서로 교차하는 일이 없을 그 세계를 우리는 병ㅎ…평행세계(平行世界)라고 합니다.

서로 교차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한쪽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우리에겐 아무런 영향도 없다는 뜻이죠.

하지만

※ 일본어에선 平行世界도 並行世界도 맞습니다. 우리 세계와 얼마나 유사하냐에 따른 쓰임새 차이가 있는 듯한데, 거의 같은 말입니다.

※ 다만 한국어에 병행세계라는 말이 없는 관계로, 굳이 병행세계라 적지 않고 평행세계로 작성하였습니다.

어느 세계에서는 마왕과 용사 파티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네요.

같이 온 파티원들은 마왕에게 당해버렸고, 이제 남은 건 용사(勇者) 뿐입니다.

하지만 팔 한 쪽이 뜯겨져나가 도저히 만전으로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이에 마왕(魔王)이 열심히 강한 척을 해보고 있지만 그녀 또한 한계인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왕은 자신의 남은 모든 마력을 짜내어 인형화 마법(人形化の魔法)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기겁하며 그것만은 절대로 사용해선 안된다고 만류하는 용사.

귀여운 이름과 달리 마법을 사용하는 순간 세계가 멈춰버리고 만다는 절대 금주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몰린데다가 성격부터가 막무가내의 그녀인지라…

결국 마법이 발동하고 말았죠.

평화로운 가정의 따스함 넘치는 아침 시간.

이미 고등학생이나 된 나(俺)를 여전히 걱정해주는 부모님과 말썽쟁이 여동생 나나(菜々)가 있는 이곳.

학급이 폐쇄됐다고 TV를 보며 휴일을 만끽하는 동생에게 놀림당하며 등교하는 나입니다.

학교는 자극이 없어 지루하기만 한 장소입니다.

나는 이런 시간을 의미 있게 소모하기 위해 신작 라이트노벨을 챙겨왔죠!

라이트노벨 오타쿠 동지들이 아직 등교하지 않았으니 느긋이 책을 읽고자 하는 나입니다.

그런 나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두 여자, 풍기위원의 사키(早紀)메이(芽衣)입니다.

거친 성격의 메이는 거칠게 나의 손으로부터 라이트노벨을 뺏어들더니 제목을 읽었습니다.

동물의 고간은 활기차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팬티를 입을 기회가 없을 뿐이라 실제로 거시기가 딸랑거리는 거였네

…제목부터 대단한 책에 멋대로 관심을 갖더니 멋대로 풍기위원의 일이라며 몰수하려드는 녀석들.

분명 어제 HR 시간에 불건전도서는 몰수하겠다 고지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나의 알 바가 아닙니다.

이 책을 읽는 걸 엄청나게 기대했는데! 집에선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

나의 잘못이긴 하지만 힘으로라도 책을 뺏어가려던 그때!

묘한 기시감이랄지, 어떠한 위화감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방금 나에게 다가왔을 때 처음 내뱉었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되풀이하는 사키.

나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이 했던 뒷말을 그대로 이어서 하는 그녀입니다.

게다가 그녀뿐만 아니라 메이마저도 했던 말을 되풀이할 뿐…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분명 교실의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을 터인데, 어째선지 학교 정문에 서있는 나.

이 말도 안 되는 일의 연속에 주변 모두를 붙들고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헛된 일이었죠.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했던 말만 되풀이하는 모두들.

NPC화. 라이트노벨에서 언젠가 읽은 적 있는 내용과 비슷합니다.

언제 돌아올 지도 모르고, 애초에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이 순간을 마음껏 즐긴다고 해서 손해볼 건 없겠죠.

우선 풍기위원이라고 멋대로 행동하는 메이 녀석을 범했습니다!

아까 했던 말을 반복하는 녀석에게 적당히 대꾸해주며 NPC처럼 변한 녀석을 거리낌없이 범했죠.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세계가 이대로 끝나버릴 거라면 즐기다 죽는 게 때깔도 곱겠죠!

사키를 비롯해 학교 선생님도 범하고, 마을 주민도 범하고, 깝죽이는 여동생도 범해버렸습니다.

반응이라곤 기껏해야 했던 말의 반복에 불과하지만, 그거라도 있으니 범하는 맛이 있었죠.

실컷 범하고 다니니 슬슬 허리도 아파지고, 어쨌든 참 꿈같은 세계로 변했습니다.

하지만…꿈같은 세계라 해도 섹스 외엔 오락도 없고 대화 상대도 없으니 천국은 아녔죠.

살아갈 목표도 없고, 다닐 수 있는 장소도 어째선지 한정되어 있고…

끝내는 극단적인 선택마저 고민하고 있었을 무렵, 나는 이변을 자각했습니다.

길가의 샐러리맨의 팔에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없던 HELP라는 상흔이 보였습니다.

분명 NPC화한 이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을 터인데, 그걸 부정하기라도 하듯 선혈이 흘러내렸죠.

샐러리맨은 지금도 미동조차 없이 이전에 내뱉었던 말을 되풀이했지만…

그 목소리는 떨렸고, 그 얼굴에 땀이 맺혀 바닥에 떨어지는 것도 목도했습니다.

있어선 안 될 일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여성들에게 해온 짓은 그럼 무어란 말인가요?

위액이 거꾸로 치밀어오르는 듯한 불쾌감을 느끼며 급히 집으로 달려가는 나입니다.

비록 나의 목소리는 부모님에게 닿지 않을지라도…그들의 마지막 대화는 자신을 걱정해주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곤란을 두고보지 않는 아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거라면서요.

그 말이 위안이 되고 자신감이 되어 나는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모두를 구해내기 위한 방법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터, 죽을 때까지 끝까지 찾아보자는 의지도 다졌죠.

하지만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냐는 건데…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움직이는 뿔 달린 여자!

그녀는 아까 봤던 그 샐러리맨의 바지를 벗기곤 좋은 고추라며 성희롱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 갑작스러운 이변에 위기감을 느끼곤 다른 사람들처럼 NPC인 척 행동하기로 했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오라를 몸에 두른 그녀를 앞에 두자,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됐습니다.

그녀가 나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죽음의 위기를 느꼈죠.

하지만 그녀는 나를 자위기구처럼 사용하는 게 목적이었던 모양입니다.

그 안쪽이 평범하게 다른 여자들과 같다는 걸 깨닫고는 그제서야 몸의 긴장이 풀린 나였죠.

하지만 혼잣말을 하는 그녀의 입으로부터 인형화라는 단어가 들리는 순간 전신의 털이 쭈뼛 섰습니다.

눈 앞의 여성이 이 현상의 원흉이라는 걸 깨닫자 당장에라도 목을 졸라버리고 싶은 충동에 빠졌지만,

그 힘과 실력을 알 수 없기에 경거망동할 수 없는 나입니다.

그리고 이런 녀석에게 범해지고 분해하는 자신을 보며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여성들에게 해온 행위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짓이었는지 말이죠.

하지만 불편한 마음도 잠시, 세계를 구해낼 것에 대한 선지불이었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지만요.

멋대로 나를 범하고 떠나간 여성은 다음 세계로 가겠다며 이상한 연기 뭉치를 만들어냈습니다.

소설 속에서나 나오던 이세계 포탈이란 것일 텐데, 불안한 마음은 가득하지만 이곳에 남아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승산은 차치하더라도 녀석을 찾아내야 이 사태의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용기를 내어 연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곧장 느껴진 건 지독한 냄새.

곳곳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재와 피의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가득합니다.

게다가 이 세계의 인물들 역시 나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NPC화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서둘러 그 여자를 찾아야 하지만…이미 세계가 이렇게 되었다면 다른 여자들을 범하고 가도 늦진 않을 겁니다.

그 다음 세계도, 그 다음 다음 세계도…


[게임 시스템]

NPC간 장르에 스토리성을 첨가한 작품입니다.

실용성에 의존한 작품성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한 본연의 작품성이 배어난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나름 멀티엔딩을 지향하고 있는데, 각 세계를 잘 탐색했다면 트루엔딩 감상에 실패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임 클리어 후 회상룸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H씬은 총 30개로, 여성 NPC마다 한 개씩은 H씬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왕은 2개)

샘플 화상처럼 일반 인간 여성 외에도 퍼리라든가 조금 수상한 취향의 NPC들도 있습니다.

개중에는 다크소울이나 IB를 오마쥬한 세계도 있는데, 아마 다른 두 개도 제가 모를 뿐 뭔가의 오마쥬일 수도…

쉽게 수정 가능한 버그가 몇 군데 잔존해 있음에도 신작 제작에 정신이 팔려 업데이트가 없습니다.

나름 스토리도 있고 대사 활용도 괜찮고, 가격 대비하면 볼륨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완성도에서 아쉽네요.

끝맺음이 조금 모자라긴 하나, 세계관 유지를 위해서라면 이 또한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다곤 해도 게임성이 없으니…역시나 CG집 느낌을 완전히 벗어던지진 못했습니다.

어디 게임성이 더해진 NPC간 작품 없나~~? (있다)


[평가]

게임성 : ★☆ [NPC간 장르는 게임성 보고 하는 게 아님 / 트루엔딩 분기가 있으니 게임은 맞네]

편의성 : ★★ [포탈을 통한 쉬운 이동 / 악! 회상룸 버그 발생! 난 체험판이 아니야!]

작품성 : ★★★ [NPC간 장르에 스토리가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불충분함)]

조작성 : ★★★ [대화 스킵 및 대사창 숨기기 지원 / 대사 스킵은 토글 방식이라 끄기가 힘듦 ㅡㅡ]

실용성 : ★★★ [NPC간 장르 작품으로선 그냥저냥 메리트 없는 가성비]

총점 : 5점 / 10점 [끝맺음을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NPC간 장르답게 스토리를 얕보고 있음]

네, 있습니다. 게임성 있는 NPC간 작품.

그걸 NPC간이라 불러도 좋은지에 대해선 장르적인 의문이 들지만…

적어도 매번 ‘와! 게임세계다! 여자 범하고 다녀야지!‘ 이런 무지성 흐름보단 백 배 나은 것 같아요.

게임세계면 게임세계답게 게임성이 있어야지, 뭐 아이템 사용하는 것도 없고 그냥 박아대기만 하면 그건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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