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隠し しょぅじょ贄] 사랑스러운 인간 아이들아


神隠し しょぅじょ贄 title


게임명(한글) : 행방불명 소녀제물

게임명(원어) : 神隠し しょぅじょ贄

게임코드(DLsite) : RJ286597

제작 서클 : ベェーカリィー

발매일 : 2020년 5월 21일

게임 장르 : 시뮬레이션

게임 가격 : 1540엔 (약 16000원)

플레이타임 : 약 8시간~13시간 이하 (올 컴플리트 기준)


[도입]

인간은 신의 외형을 닮게 만들어졌고 신은 인간의 마음을 닮게 만들어진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였고 인간이 신을 존재케 한다.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표현이지만 그것이 신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겠지요.

종교가 있고 철학이 있고 과학이 있는 공존의 세상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나마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니까요.

실제로 이들 설명의 배경이 다를지언정 공통적인 이해점이 있음은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님을 시사합니다.

여기서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논쟁을 꺼내는 사람은 눈에 흙이 들어가도록 해줍시다.

이해의 바탕은 앎이요, 알지 못하고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것입니다.

근데 요즘은 본인이 ‘안다’고 착각하여 ‘이해한다’고 자화자찬하는 경우가 많은 게 탈이죠.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을 우리는 확실하게 구분지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사가 단순히 앎의 영역에서 수행 가능한 것이었다면 우리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 않을 테니까요.


[본론]

백발이 뚜렷한 늙은 남성과 다부진 몸매의 근육질 남성.

그리고 이들과 함께 즐겁다는 듯이 산을 오르고 있는 귀여운 소녀 히사기(楸).

지저분한 남자 둘에 예쁘장한 소녀 한 명, 누가 보더라도 불순한 일이 벌어지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아니, 실제로 소녀는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었죠.

본인은 그저 신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러 가는 중이라 알고 있었지만요.

땅거미가 질 무렵, 드디어 신이 잠들어있는 신사 주변에 도착한 세 사람.

촌장은 히사기에게 옷이 잘 어울린다며 칭찬을 해주고는 신사까지의 길은 홀로 가야한다 말했습니다.

자신들이 있으면 방해가 될 뿐이라며, 신님이 히사기를 보기 쉽게 해주어야 한다면서 말이죠.

히사기는 신님을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하며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라져가는 소녀의 등을 지켜보며 찝찝함을 숨기지 못하는 근육질의 남성.

곁에 있는 백발의 촌장은 ‘내일이 되면 모두가 소녀에 대한 일을 잊어버릴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소녀를 떠나보내는 그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누군가를 떠나보냈다‘는 기억에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이렇게 매년 제물을 바치지 않는다면 마을에 재앙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황혼 시간대(逢魔が時)가 되어 찾아온 것도 상대가 재앙신이기 때문이었으니까요.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자에게는 더없이 불길하게만 느껴지는 검은 장기(瘴気).

덧없이 흔들릴 뿐인 듯하면서도 분명하게 존재하는 거대한 남자와도 같은 그림자.

그것이 아까 촌장이 말한 이라는 존재입니다.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인 그에게 제물이 왔다고 알려주는 충복 키츠네(狐).

이에 신은 이매망량(魑魅魍魎)을 낳는 씨앗, 부정(汚濁)을 소녀에게 불어넣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다 자라지 못해 깨끗한 소녀에게 정반대인 부정의 존재가 섞이기 위해선 나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봤자 매번 그래왔듯이, 뒤에서부터 천천히 다가가면 될 뿐인 이야기였지만요.

신님, 언제나 마을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감사를 표하는 소녀의 등 뒤로 조용히 다가가는 신.

하지만 그 기척은 더럽혀진 적 없는 정결한 소녀에게는 미지의 불길함으로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불길함을 피해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소녀.

하지만…

결국 소녀는 신에게 잡혀 행방불명(神隠し)당하고 말았습니다.

소녀를 포식(?)하였으니 다시금 눈을 감고 시간을 흘려보낼 일만 남았는데…

자신에게 들키지 않게끔 조심하는 듯한 누군가의 기척에 궁금하여 신사를 나서게 된 그입니다.

그곳에는 그를 토지신이라 부르며 소녀를 제때 구해내지 못했음에 아쉬워하는 무녀가 있었습니다.

속세에 더럽혀질 터였던 심신을 특이한 환경 속에서 갈고 닦아 표백시킨, 신과 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지요.

그러나 세간에 인식되는 것처럼 신을 모시는 무녀가 아닌, 타락해버린 재앙신을 잠재우기 위한 봉인 무녀입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의뢰를 받은 그녀는 그들의 선조가 만들어낸 재앙신을 잠재우고자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잠들어달라는 무녀의 말에 거절할 이유도, 거절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 그입니다.

하지만 소녀에게 부정을 토해낸 지금이라면 무녀라도 잡아먹을 수 있을 거란 충동이 앞서고 있었죠.

그러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찾아온 그녀는 무녀들 중에서도 무척이나 출중한 재능의 소유자였습니다.

부적이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타오르는 듯한 열기.

자신의 존재를 깨달은 이후로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이라는 감각.

신으로 불렸던 존재는 그렇게 언제 깨어날 지 모를 잠에 들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흐른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가끔 폭죽소리와도 같은 것이 저 멀리서부터 들리곤 했지만, 그것만으론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었죠.

수 년, 어쩌면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하지만 그런 오랜 세월의 잠은 오늘을 기점으로 당돌하게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 녀석을…행방불명으로 만들어줘!

한때 인간들에게 버림받았던 신은 누군가로부터 다시금 역할을 부여받은 이 순간, 다시금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그가 잠들어있던 신사터의 주변으로 세 여자아이가 떠들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듣자하니 이 주변 마을 소녀인 우타(詩)의 말을 외지인인 에이미(エイミー)아코(嗚子)가 믿어주지 않는 듯했죠.

그야 수백 년도 전에 봉인되었던 신에게 행방불명 당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최근까지도 행방불명된 사람이 있었다곤 해도 21세기에 누가 그런 말을 믿어주겠냐고요!

봉인당하여 잊혀진 끝에 이런 어린 소녀들에게까지 무시당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신.

그는 잃어버린 힘을 되찾기 위하여 몸소 제물을 찾아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산자락에 도착하자마자 그가 본 것은 자신을 봉인했던 무녀!!

…와 무척이나 닮게 생겼지만 자신을 보지도 못할 정도로 무력한 존재였습니다.

물론 지금의 그는 그런 무력한 존재인 베츠(捌)에게조차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상태지만요.

다시금 봉인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힘을 되찾아야만 했습니다.

이곳저곳 산속을 오가며 벌레잡기에 열중해있는 소녀 아코.

저렇게나 무방비하게 등을 내보인다면, 잡아먹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영락했다곤 하나 본인은 이지만요.

조심스럽게 아코의 등뒤로 다가간 그는 소녀를 붙잡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곧장 자신의 몸과 이어져있는 이매망량의 터전으로 소녀를 보내버리는 그였지요.

그곳은 이곳과는 다른 세계. 그곳에 보내진 자 가운데 돌아온 자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에이미는 밤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코를 줄곧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벽지의 마을까지 함께 놀러와준 자신의 유일한 친구가 걱정되어 직접 찾아다니기까지 했죠.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마을 사람들 그 누구도 그처럼 활발하게 인사하며 다니던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문득 낮시간에 있었던 대화 내용이 떠오른 에이미는 곧장 아코의 물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란에 아코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일기장은 새하얗게 텅텅 비어있고…

마치 누군가가 그녀의 흔적을 지워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사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코의 흔적을 찾고 있던 그녀마저 어느 순간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고 말았거든요.

분명 무언가, 정말로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상실감만이 남은 에이미.

지금까지 숙제를 핑계로 여관을 나온 적 없는 그녀는 잊어버린 무언가를 찾고자 바깥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정인지도 모르는 채 말이죠…


[게임 시스템]

최대한 경계당하지 않도록 다가가서 소녀들을 포획(!)하는 것이 목적인 작품입니다.

붉은 원경계심을 뜻하고, 푸른 원은 소녀의 침식 상태를 나타냅니다.

경계심이 원을 가득 채우면 도주 수치가 25만큼 증가하며, 침식이 원을 가득 채우면 침식구슬이 하나 생겨납니다.

침식구슬을 사용하여 약 10만큼 단숨에 접근하거나, 소녀의 정면 상태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도주가 100이 되면 실패이며, 접근이 100이 되면 성공으로서 H씬을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소녀의 상태는 크게 [등을 돌린 상태 / 뒤돌아보는 상태 / 정면 상태]의 세 가지로 나뉩니다.

정면 상태의 경우 접근 수치가 점차 낮아지며, 최종적으로 경계심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음에 유의해둡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침식구슬을 사용하여 해결할 수 있으니 침식 수치 관리도 잘 해둡시다!

복잡해보이지만 이해하면 쉬운 스킬트리입니다.

하나의 스킬은 감각과 능력의 두 가지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감각에는 [시각 / 청각 / 정신]이 있으며, 능력에는 [장기 / / 조종 / 보조]가 있습니다.

감각계는 아이콘의 그림으로, 능력계는 아이콘의 색깔로 구분하시면 되겠습니다.

각 스킬들은 여러 번 사용하면 각성하며, 이를 조건으로 하는 다른 스킬을 개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특정 속성의 스킬을 빈번히 사용하는 것으로 스킬을 통해 얻는 침식량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마음 엿보기(心を覗く) 스킬의 경우 게임의 트루엔딩을 위해 필요합니다.

제가 이걸 뒤늦게 깨달아서 플레이타임이 늘어났으니 참고해두시면 좋겠죠…흑흑…

텔레포트가 가능할 것처럼 만들어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상태 화면입니다.

이곳에서 각 캐릭터들의 정보 및 위치 확인이 가능하며, 갤러리 역할도 수행하여 H씬 감상도 가능합니다.

각 캐릭터의 등장위치 및 설정을 알아감에 따라 생제물 장악 침식(生贄掌握侵蝕) 수치가 높아지며,

해당 수치가 높아짐에 따라 해당 캐릭터의 [근처에 있을 때 탐지 / 어디서든 탐지] 능력을 얻게 됩니다.

딱 잘라 말해 다회차 편의성 개선 능력이죠.

그럼 텔레포트도 가능하게 해주든가

참고로 [아침 / 오전 / 오후 / 저녁 / / 심야]의 여섯 타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아침~저녁 시간대까지는 대체로 밖을 돌아다니지만, 저녁 시간대 후반부터는 다들 실내로 들어가있습니다.

밤 시간대에 이르러서는 꿈속에서 회유하는 것에 성공한 특정 캐릭터들만이 돌아다니게 되지요.

심야 시간대에는 다음 문단에서 설명할 꿈속 대화가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신인 만큼 다른 소녀들의 꿈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 정도는 갖고 있습니다. 처음엔 없잖아…

대상이 아는 누군가의 모습으로 인식되며,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밤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게끔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등장인물로부터 사전에 키워드를 얻어야하는 경우도 있으니 밤에도 쉬지 말고 일합시다!

?

초회차 스토리에 해당하는 겉(表) 루트와 2회차 스토리에 해당하는 이면(裏) 루트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각 루트의 엔딩 및 ‘특정 캐릭터’의 비밀을 알게 되면 열리는 진엔딩 루트가 있습니다.

특히 겉 루트에 준비된 진짜 엔딩을 보기 위해선 이면 루트에서 특정 키워드를 얻을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처럼 진엔딩 루트를 위해 양쪽을 잘 연계시켜놓은 것이 꽤나 마음에 들었네요.

깨닫기까지 불필요하게 시간이 많이 소요된 건 안 기쁘지만.

각 캐릭터별로 2개씩 H씬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상 H씬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이 한 명 빼고 전부 소녀라는 점이 특징이네요.

여러 인외종들을 활용해 그려낸 다양한 시츄에이션이 볼거리이고, 이를 뒷받침할 텍스트 묘사 또한 일품입니다.

저항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느껴지는 절망감, 괴로움, 그리고 처음으로 부정을 받는 순간의 묘사.

햐…역시 죽은 눈은 끝내준다니까!

게임성을 놓고 얘기하자면 다양한 스킬들과 더불어 소녀들별 대응법이 다 달라서 즐기는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는 스킬조합을 만들어낼 순 있었지만,

그조차도 압도적인 게 아니라 아슬아슬한 승리였다는 점에서 계속 스킬 조합을 구상하게 만드는 점이 최고였어요!

그런 한편으로 아쉬운 점이라면, 스킬 개방을 위해 좀처럼 써먹기 힘든 스킬이 강제된다는 부분이 있겠네요.

아무래도 나중에 얻는 스킬일수록 전략적으로 써먹기 편해진다는 점에서 수요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진엔딩 루트 들어가자마자 막혔던 걸 떠올려보면…치가 떨리긴 합니다 -_-

도주 98까지 오른 상태에서 어떻게든 발버둥쳐서 승리하긴 했지만요 ㅎㅎ


[평가]

게임성 : ★★★★★ [무의미한 듯하면서도 쓰임새가 있는 기술들 / 진행에 따라 예쁘게 그려지는 난이도 곡선]

편의성 : ★★★★☆ [이미 행방불명시킨 소녀는 빠르게 ‘유린’해버리기 / 조금 불친절한 힌트]

작품성 : ★★★★★ [인간의 허물을 신이 받아준다면 신의 허물은 누가 받아주는가?]

조작성 : ★★★★★ [이동할 때 가끔 헛동작하는 걸 빼면 큰 불만 없음]

실용성 : ★★★★★ [꽤나 로리로리하다는 점이 호불호 탈 것을 제하면 훌륭한 묘사]

총점 : 10점(+0.2)/10점 [제작자 Cien 블로그에 무료로 풀려있는 After도 해보는 걸 추천!]

참고로 리뷰를 적고 있는 시점에…아직 After를 플레이해보지 못했습니다.

이 감동이 조금 희석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금 맛보고 싶어요…

본문에는 적지 않았는데, 음악 또한 제 취향이었습니다.

신묘한 분위기의, 따스한 분위기의, 최종전투를 직감케 하는, 그런 음악들.

무엇보다 메인게임 중에 나오는 음악이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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