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마가 몬스터즈 커럽트
게임명(원어) : マガ・モンスターズコラプト
게임코드(DLsite) : RJ01013762
제작 서클 : カシワモチ青染屋
발매일 : 2023년 3월 3일
게임 장르 : RPG
게임 가격 : 1210엔 (약 13000원)
플레이타임 : 약 4시간~5시간 이하 (트루엔딩[ED3] 기준)
[도입]
타락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서클의 신작…이었던 작품입니다.
발매 당일에 구입해놓고 지금껏 플레이하지 못했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던지.
그래도 오래 묵힌 만큼 맛있겠거니 생각하고 뚜껑을 열어봤는데,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것이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물이 나는 느낌이랄까…
딱 잘라 말하자면 즐길 건 많은데 지루함을 넘어서지 못한 그런 류의 작품이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 플레이 원동력을 유지시켜준 것은 타락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었지요!
역시 사랑은 만사의 해결책이야! 싸우지말고 교배해! (…)
[본론]
인마력 6XXX년! 세계는 마왕이라는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
마족 크라이·가·템프(クライ・ガ・テンプ)가 거대한 마족의 무리를 이끌고 주변 영토를 침략!
이 겁없는 전쟁 선포에 의해 크라이는 제 17대 마왕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에 놀란 인류는 용사 크로스·티에스(クロス・ティエス)를 파견, 이에 대응토록 하였으니…!
단신으로 마왕군 기지를 몇 개나 박살내며 그들의 진격을 막아세우는 큰 공을 세웠다!
용사의 장비를 풀세트로 갖춘 만전의 상태.
마왕군 간부가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지하묘지에 발을 내딛은 크로스.
그곳을 지키고 있던 라드몽그(ラドモング)를 상대로 분투를 벌인 끝에 승리를 거머쥔 그입니다.
라드몽그의 곁에는 카리스(カリス)라는 여성 마족도 있었지만 간부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존재였죠.
마왕에게 충성을 다하는 라드몽그는 인간이면서도 자신을 꺾은 강자인 크로스를 인정하는 한편,
마왕의 명령을 다하지 못한 점과 카리스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라드몽그는 용사에게 일말의 동정심이 남아있기를 빌며 카리스만큼은 죽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곤 숨을 거뒀습니다.
라드몽그는 간부임에도 따돌림당하던 그녀를 신경 써준 더없이 고마운 존재.
그렇기에 적대 관계였다곤 해도 그를 죽인 용사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카리스였죠.
용사 크로스는 언젠가 자신을 죽여 복수하고 말겠다는 카리스의 말을 가볍게 흘려 넘기며,
이곳 지하묘지가 무엇을 위한 장소이기에 이렇게까지 설비를 갖춰둔 것인지 물어봤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베어버리겠다 위협은 했지만…말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었죠.
적이긴 해도 어쨌든 죽은 자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는 용사인 만큼 정의로워야 했으니까요.
그런 둘의 이야기를 끊어먹고 등장한 마왕군 사천왕들입니다.
뇌전용기 라기나 볼티(ラギナ・ボルティ), 호염기사 프레일 그웨이브(フレイル・グウェイブ).
수요참모 네레 스이론(ネーレ・スイロン), 마수모신 에리시아 스프링스(エリシア・スプリングス).
하지만 실체는 아니고 환영에 불과했죠.
마왕군 참모, 네레는 시체가 되어버린 라드몽그를 비하하며 욕했습니다.
이에 카리스가 열받든 말든 그녀의 알 바가 아니었죠.
어차피 용사나 카리스나 이 자리에서 죽을 운명이니까요.
용족인 라드몽그의 심장은 막대한 마력저장고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품고 있습니다.
네레는 라드몽그가 죽게되면 심장의 마력을 토대로 기동하는 폭탄을 심어둔 상태였죠.
용사와 더불어 비밀 유지에 실패한 지하묘지를 통째로 날려버리려는 함정이었던 겁니다!
존중받아 마땅한 동료의 시신을 도구 취급하는 모습에 카리스는 격분했습니다.
게다가 이곳 지하묘지에 라드몽그의 부하들이 대거 있는 상황임에도 언질조차 없었다는 게 화를 돋웠죠.
하지만 용사를 확실히 죽일 수 있다면 값싼 것 아니냐며, 임무에 실패한 네가 나쁘다는 논리를 펼치는 네레입니다.
크로스가 서둘러 탈출마법을 시도해봤지만 네레는 용의주도하게도 마법 봉인 결계까지 펼쳐두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카리스에게 협력의 손을 뻗어봤지만 분노에 눈이 돌아간 그녀는 이성적이지 못했죠.
그렇게 끝내, 용사는 폭발에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아아, 죽어버리다니, 한심하구나, 용사여!
크로스는 끝까지 용사로서의 사명을 생각하며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전설의 장비의 가호가 함께하니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일념뿐이었죠.
그런 크로스의 살고자 하는 의지에 감탄하며 나타난 것은 레이츠리기라(レイツリギラ)라는 존재.
인간이나 마물과는 다른, 재앙신이라고도 불리는 존재입니다.
그는 이곳이 사후세계가 아닌 자신의 정신세계이고, 불타 죽어버린 크로스의 혼을 불러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하묘지에 봉인되어 있는 그는 다른 존재의 혼과 융합함으로써 봉인을 빠져나올 수 있다 말해주며,
크로스더러 자신의 혼과 융합하면 부활시켜주겠다는 달콤한 제안까지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봉인당했을 정도로 수상쩍은 존재를 함부로 믿을 순 없죠.
그 의도를 의심하는 크로스에게 어디까지나 주도권은 네게 있다고 안심시키는 레이츠리기라.
한참을 고민한 끝에, 마왕을 무찌르겠다는 사명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혼이라도 팔아주겠다고 말한 크로스입니다.
하지만 부활을 위해선 정신체와 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육체. 육체가 필요한데…
레이츠리기라는 자신의 정신세계에 카리스의 혼마저 불러왔습니다.
그녀는 용사에게 달라붙어있던 덕분에 폭발에 의한 신체 손상이 덜한 편이었죠.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살아온 용사와 마왕을 상사로 둔 마족이 섞일 리 없다 걱정한 크로스였지만,
카리스는 이성을 잃을 정도로 사천왕과 마왕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혼의 일부가 결락되어 그 자리에 분노와 증오가 채워진 상태였죠.
서큐버스와 용사와 재앙신이 융합하여 탄생한 키메라 같은 존재.
그, 아니, 그녀…아니, 그 존재는 자신을 크리스(クリス)라 칭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복수하러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힘을 소진한 지금으로선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근처의 교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는 크리스입니다.
아무래도 서큐버스의 외견으로는 절대로 반겨주지 않을 게 분명했기에 크로스의 모습으로 의태한 크리스.
교회를 홀로 지키고 있는 수녀 쇼코(ショコ)에게 걱정 섞인 환대를 받으며 교회 안까지 들어온 크리스입니다.
다음 화상에 시스터 이름이 루리(ルリィ)로 나오는 실수가 있는데, 무심히 못 본 척 넘어가줍시다.
하지만 쇼코는 마족과는 다른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그가 자신이 아는 크로스가 아님을 알아챘습니다.
이에 정화 마법으로 도와주고자 하는 쇼코였지만, 크리스는 한숨을 내쉬며 순순히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냈죠.
용사가 마족과 융합했다는 사실을 교회에 알리려던 그녀였지만, 그렇게 되면 대난리가 날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이에 용사의 의지가 남아있어 차마 그녀를 죽일 수 없던 크리스는, 그녀를 자신의 충실한 부하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레이츠리기라의 힘으로 그녀 또한 타락시키고자 했습니다.
타락시키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꼬추 그깟거 만들면 그만이ㄴ…
세뇌를 끝마친 크리스는 다시금 자신의 목표를 확인했습니다.
자신들에게 모욕을 안겨준 사천왕 여간부들을 쓰러트리고, 세뇌시키고, 타락시킨다!
그리고 그녀들이 지키는 존재인 마왕을 쓰러트린다!
이 어찌나 아름다운 일심동체의 목표란 말인가!!
사천왕을 쓰러트리기에 앞서 라드몽그의 부관, 에토(エト)를 부하로 삼기로 하는 크리스입니다.
그녀를 부하로 삼아서 얻는 이점은…사실 카리스의 개인적인 복수심 때문이므로 딱히 없었지만요…
예로부터 이상하리만치 자신을 괴롭혀온 에토를 힘으로 굴복시키고 싶었던 카리, 아니, 크리스였습니다.
어차피 용사에게 있어 마족은 모두 적이니만큼 크로스의 의지는 이에 반대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대군을 상대로 원맨쇼를 하기에는 아직 힘이 모자란 상황.
이에 적진에 직접 들어가 정보를 수집할 겸 방해공작을 하기로 마음먹은 크리스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용사의 힘을 봉인했더니만 남은 건 반쪽짜리 마족의 힘 뿐…
아무래도 크리스의 복수극은 쉽지 않을 것만 같네요.
[게임 시스템]
방해공작 및 정보수집을 하는 잠입 파트와 적들을 두들겨패고 다니는 침투 파트로 나뉜 탐색형 RPG 작품입니다.
잠입 파트에서는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대신 퀴즈를 포함한 다양한 퍼즐류 기믹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맵이 굉장히, 정말 쓸데없이 넓고 복잡한데다가 키 아이템이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에 있는 경우가 많아 지겨웠네요.
후…일찌감치 단점을 내뱉었더니 속이 다 후련하네! 이걸 마지막 문단까지 참았다면 미쳐버렸을 거예요!
잠입 파트에서는 침투 파트의 전투 양상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4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숏컷 입구를 찾거나, 적의 수를 감소시키거나, 중간보스를 스킵하거나, 보스 자체를 약화할 수 있는 목표들입니다.
각 목표 달성 여부는 화면 우측 하단의 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미 타락시킨 사천왕 간부를 협력자로 설정하는 기능을 통해 보스 약화를 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로써 H씬도 전용의 것(3P)으로 바뀐다고!
침투 파트를 끝내고 싶다면 입구로 빠져나갈 필요 없이 탈출 스킬을 사용하여 바로 탈출이 가능합니다.
인게임에서 튜토리얼 격인 에토 파트를 진행할 때 다 설명해주니까 자세한 설명은 불필요하겠죠 ㅎㅎ
전작도 전작 나름의 맛이 있긴 하지만 일부 작붕 등에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작화가 향상됐네요.
질감이며 표정이며 자세 구도며 다양한 면에서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뇌 전과 후의 반응 차이가 뚜렷한 점도 감상 포인트긴 한데, 이번 작품에서 썩 인상 깊었던 H씬이 없네요.
단일 HCG만 놓고 말한다면 세뇌 후 에토가 그나마 귀여워서 보기 좋았다는 정도의 인상…?
여기에 호불호의 영역으로서 아헤가오가 적잖이 그려지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H씬 감상은 마왕을 쓰러트리는 엔딩을 통해 개방되는 회상룸에서 편히 감상하세요~
괜히 우위 속성 맞춰가며 귀찮게 특수 H씬 하나하나 감상할 필요 없습니다~
참고로 트루엔딩을 위한 소재는 마지막에 구제조치로서 에토에게 말을 걸면 일괄획득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난…그것도 모르고…2시간을 더 플레이했는데…시이펄…
[평가]
게임성 : ★★★☆ [어드벤처 요소가 훨씬 강한 RPG게임 / 잠입파트 결과에 따른 침투파트 변화]
편의성 : ★★★☆ [진짜, 트루엔딩 구제조치 없었다면…후…]
작품성 : ★★★★ [다양한 퍼즐형 미니게임을 통한 재미와 스토리상 반전 등 재미 보장]
조작성 : ★★★☆ [대화 스킵(W)은 있는데 대사창 숨기기는 없네 / 자동이동 조작감은, 어쩔 수 없지]
실용성 : ★★★★ [타락물이 좋아♡ / 전작보다 나아진 그림체 / 아헤가오 표정 묘사에서 호불호 존재]
총점 : 7점(-0.4) / 10점 [꽤 많은 부분에서 지루함의 극치가 존재하여 두 번 플레이하는 건 힘듦]
아니 도중에 암기를 요구하는 파트는 진짜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짜증나고,
랜덤 인카운터도 짜증나는데 여기에 심볼 인카운터까지 더해지니 진행이 자연스레 느려집니다.
약한 적들만 존재한다면 또 모르겠는데 사이사이에 이상하리만치 강한 녀석들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하지만 지루하다는 것이 재미없다는 얘기는 아니고, 가격 대비 분량은 충실히 채워넣었다 생각합니다.
다만…이 느낌…마치…abnormal condition…맞아…그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야…
타락물은 스토리 설정에서 깊은맛이 배어나올수록 좋다지만, 리뷰를 쓰는 입장에선 끔찍하기 그지없네요.
가뜩이나 플레이타임도 짧지 않은 편인데 리뷰마저 이리 시간이 걸려버리다니…
그나마 사진 몇 장 자르고 문단 없애버려서 30분 정도 빨리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