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R] 이것이 인류다(절망편)


MY]R title


게임명(한글) : MY]R

게임명(원어) : MY]R

게임코드(DLsite) : RJ255709

제작 서클 : たかまくらん

발매일 : 2019년 6월 12일

게임 장르 : RPG

게임 가격 : 990엔 (약 10500원)

플레이타임 : 약 3시간~4시간 30분 이하 (초회 클리어 기준) / 약 10시간~13시간 이하 (전 엔딩 감상 기준)


[도입]

예전부터 눈독들이고 있던 서클인데, 할인은 없지만 그냥 전 작품을 확 구입해버렸습니다.

투박한 그림체도 좋아한다 전에 말한 적이 있는데, 이 서클 작품들에서 빛이 보였거든요.

본작은 비록 능력치 계승이 안 된다는 점에서 노가다가 필요하지만, 게임 구조상 완화되는 부분은 있습니다.

상태이상이 없어 이것저것 따져야하는 전략성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순하게 방심하면 패배하는 전투로, 굉장히 클래식한 난이도 설계죠.

편의성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잘 만든 작품입니다.


[본론]

게임은 아무런 설명 없이 돌연 낡아빠진 장소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이 조종하는 내방자(来訪者)다른 별에서 온 존재라는 언급만 있을 뿐입니다.

저 검은 구체가 세이브 포인트이며, 소모형 세이브 아이템인 기록기(記録機)로 게임을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록기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귀찮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이곳에 자주 들르게 될 겁니다.

그러다 결국 게임 끝날 때까지 기록기를 쓸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밖으로 나와보니 넓은 평원과 빨간 존재들이 그를 맞이했습니다.

거점 오른쪽의 한 사람(?)을 제외하곤 다들 “헬로 헬로“밖에 할 줄 아는 말이 없는 듯 보입니다.

뭐…본인들과 다르게 생긴 주인공을 공격하려 들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야할지도 모르겠네요.

필드에는 슬라임들이 득시글합니다. 다행인 것은 이것들을 죽여도 부활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죠.

열심히 돌아다니며 정신없이 슬라임들을 때려잡았더니 밤이 찾아왔지만,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도 뽈뽈 잘만 돌아다니고, 몬스터들이 밤시간에 강해진다거나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죠.

낮과 밤이 존재하는 건 평범한 자연현상일 텐데도 이상하게 자꾸 딴죽을 걸고 싶어지는 주인공입니다.

시간에 따른 변화 요소가 있나 살펴봤지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배신감…

깔끔하게 정리된 필드.

이제 이곳은 모두가 마음 놓고 지내도 좋은 안전한 장소로 변했습니다.

장소를 바꿔 숲속 슬라임들을 때려잡던 도중 만나게 된 인간 여성의 외모를 한 푸른색 슬라임(スライム).

다른 슬라임들과 달리 주인공을 경계할 뿐 직접적인 공격을 해오지 않는 그녀입니다.

일단 싸움이 벌어졌으니 진정시킬 겸 때려눕혀주는 그였지만요.

무력화되었다곤 해도 그녀 또한 몬스터입니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선 죽여두는 게 맞겠지만…그는 후환보다 성욕해소가 더 중요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기에 일단 무기를 내려놓고 적의가 없다는 의사표시를 해보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의 진심(성욕)이 통한 건지, 그녀는 주인공을 따라가기로 한 모양입니다.

가뜩이나 몬스터들이 많은 행성에서 동료의 증원은 무척이나 고마운 상황이었죠.

자신이 이곳 행성에 오게 된 목적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조사하다 보면 무언가 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참에 성적으로 무지한 모습을 보이는 여성형 알몸 몬스터들과 친하게 지내며 성욕을 풀고자 하는 주인공입니다.

조사를 구실로 평화롭던 몬스터들의 주거지를 박살내고 여자 몬스터들을 동료로 삼아 범하는 모험기!

그리고 주인공…플레이어인 당신의 선택이 가져올 수많은 결말들을 지켜봅시다!

버프만 있고 디버프는 존재하지 않는 클래식한 전투 스타일의 작품입니다.

어디까지나 복잡한 전략을 요구하지 않을 뿐으로, 그 대신 공격 패턴의 랜덤성에 의해 전투 난이도가 변화합니다.

전투가 끝난 뒤에도 버프 및 기력(気力) 상태가 유지되므로 잡몹 전투를 통해 사전에 조절한다든가,

주인공을 포함한 총 8명의 캐릭터 각각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상대하면 되겠네요.

이를테면, 슬라임은 회복 특화이고, 고릴라(ゴリラ)는 공격 특화인 점을 이용해서 파티를 짜는 겁니다.

영 쓸모 없는 히토(ヒト)는 일단 전열에서 빼줍시다.

몬스터를 쓰러트리면 확정적으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몬스터들은 리스폰되지 않으므로 아이템 수급이 제한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슬라임으로 힐하면 되니까 회복 아이템류는 남긴 게 아까울 정도로 남아돌았습니다.

이때다 싶은 타이밍에 마음 가는 대로 사용하세요.

메뉴 기능을 통해 언제든지 동료로 삼은 몬스터들과 신체의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애무밖에 못하지만, 여러 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음 단계의 대화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장소에서 특정 몬스터의 H씬을 볼 수 있는 특수 이벤트는 교제3(ふれあい3)을 사전에 봐둬야 합니다.

회상룸 기능이 없다 보니 이러한 특수 이벤트는 별도 세이브 없이는 다시 보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놓치기 쉽습니다.

일반적인 판타지게임풍으로 만들어진, 옛날에 있었던 인류의 마을을 복원한 재현 공간입니다.

재현 공간은 이곳만의 특수 H씬을 보기 위한 장소일 뿐으로, 그밖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개발자가 우는 얼굴 취향이 있는지 유독 눈물 흘리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나도 좋아

H씬은 캐릭터당 5~6개씩은 있는 듯합니다. 키메라의 경우 실질적 3개이지만 넘어가도록 합시다.

모든 H씬에서 주인공이 주도권을 가진 상태로 전개되며, 약간 짧은듯 하면서도 적당한 길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상기했듯 회상룸이 없는 관계로 특수 H씬을 따로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쩝…

일러스트 더보기

엔딩 분기가 단순하다 보니 돌려쓰기가 약간 있지만…어찌됐든 엔딩이 무려 16개나 됩니다.

게임 압축파일 내에 관련한 공략이 세세히 적혀있으니 이를 참조하면 될 듯합니다.

한편으로, 가벼운 분위기의 게임과 달리 일부 엔딩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꽤나 인상 깊은 결말들이었기에 본작을 플레이하게 된다면 다양한 엔딩을 체험해보길 권장합니다.

초반 설명에 있어 불친절한 점이나 레벨작이 요구되는 점 등은 단점이지만, 그 이상으로 게임이 재밌습니다.

모든 엔딩을 보겠다고 지겨움을 참고 3주차까지 진행하며 11시간 가까이 붙들고 있었는데, 보람이 있었네요.

다만, 한 번도 상점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의 재화량이 폭발물 아이템을 간신히 구입할 정도라는 건 어떨지…

[폭발물 : 적 전체에 게임에서 허용하는 최대 데미지를 입히는 아이템]

상점에서 파는 아이템들의 성능이 전투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 가짓수마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점의 존재 의의가 옅어졌을 뿐더러 쇼핑의 재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어떤 장비를 착용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재미 또한 RPG 본연의 요소인데 말이죠.

겉보기엔 허접해 보이지만 내실은 무척이나 튼실했던, 뻑뻑살 식감의 작품이라 평해볼 수 있겠습니다.

신문지로 된 포장지를 벗겨보면 황금빛으로 잘 튀겨진 7호 닭 베이스 치킨이…그러나 식감은 뻑뻑살인…

하지만 맛있게 먹었으면 된 겁니다. 수작까진 한 끗이 못 미쳤지만, 호인상은 확실히 박혔으니까요.


[평가]

게임성 : ★★★★☆ [상태이상 없이 구축해낸 완벽한 전투 밸런스 / 트루엔딩은 최소 2주차가 강제됨]

편의성 : ★★★ [초반 설명이 부족하여 해외 이민자의 심정이 느껴짐 / 세이브를 썩 편하게 할 수 없음]

작품성 : ★★★★ [16개의 멀티엔딩 / 의도는 알겠지만 그래도 주인공 배경 서사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

조작성 : ★★★★ [실용성 기능 탑재 / 메뉴로부터 H씬 바로보기 가능]

실용성 : ★★★★ [짧지만 임팩트 넘치는 H씬 / 회상룸이 없어 특수 H씬은 감상하기 불편함]

총점 : 7.8점 / 10점 [일단 엔딩을 보고나면 다른 엔딩의 이야기가 기대되어 손을 놓지 못하게 되는 수작]

7점대와 8점대 사이에서 방황했지만, 결국 편의성 점수를 깎아 7점대를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세이브 자율성이 없고, 상점은 사실상 무의미하며, 게임구조 파악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죠.

그나마 트루엔딩을 보기 위한 3주차는 속전속결로 2시간만에 깰 수 있었네요.

이제 새로운게임과 용병의모험은 어떨지 기대가 되네요.

그것들도 플레이타임이 어마어마하다는 듯하니 도중에 뻗진 않을까 걱정이 살짝 들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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