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한글) : 동정 용사와 숨겨진 던전
게임명(원어) : 童貞勇者と隠しダンジョン
게임코드(DLsite) : RJ423110
제작 서클 : れこnote
발매일 : 2022년 10월 8일
게임 장르 : RPG
게임 가격 : 1650엔 (약 18000원)
플레이타임 : 약 3시간~4시간 이하
[도입]
드디어 해당 서클 신작이 나오기 전에 묵혀놨던 작품을 모두 끝마쳤네요.
그러는 한편으로 정작 다른 서클들의 작품이 밀리긴 했는데, 아무튼 힘을 내봐야겠어요.
슬슬 10점짜리 작품 리뷰도 필요할 때인가 싶은데, 플레이타임 20시간 넘어가는 게 눈에 밟히네요!
벌써 출시된 지 10년도 넘은데다가 과거 블로그에서 리뷰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차라리 이런 짤막한 작품들이라면 편하게(?) 즐겨보겠는데, 5시간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묵직해져요.
어차피 플레이타임 30분짜리나 5시간짜리나 리뷰글 쓰는 시간은 거진 비슷하던데
본 리뷰는 동정 용사와 라스트 던전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론]
용사는 사명을 다하고 고향으로 귀환하여 모험을 함께했던 사랑하는 여성과 혼인했답니다.
HAPPY END!
그런 행복한 결말로 끝났던 모험담에는 아직 다 풀어놓지 못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무릇 모험담이라 하면 뻔히 보이는 결말보다 예상하기 어려운 과정이 재미난 법이죠.
이번 이야기는 그런 흐름에서 용사인 주인공이 마을을 떠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소꿉친구이자 현자인 파트너 네리아(ネリア)와 함께 하는 모험.
강적과 싸우다 죽어버리거나 여성형 마물에게 유혹당하는 등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영원처럼 느껴지던 장기간의 모험에도 어느덧 마지막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드디어 마왕성을 코앞에 둔 최후의 마을에 발을 들인 두 사람입니다.
숙적이나 다름없는 용사가 코 앞까지 당도했다고 하니 마왕성은 그야말로 비상사태!
하지만 마왕은 자신의 심복인 서큐버스(サキュバス)가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몰라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했습니다.
왜냐하면 용사가 발을 들여놓은 곳은 욕구불만에 찌들은 여성들이 수두룩한 마을 로지(ロージィ)였으니까요!!
식료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나섰던 남자들이 모두 목숨을 잃은 끝에 극단적인 수준의 성비가 이뤄진 마을입니다.
목숨을 잃어도 어쩔 수 없는 환경이잖아요! 마왕성 옆 마을이니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온갖 괴물이 있는데!
아무튼, 아무래도 마왕에게는 무언가 생각이 있는 모양입니다.
용사를 상대함에 있어 색욕은 어떤 방패라도 꿰뚫는 최강의 검, 그리고 인간은 어떤 힘도 막아내는 최강의 방패.
마침 성(性)스러운 작전을 생각해두었던 서큐버스는 동정 용사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사해주고자 합니다.
여성과의 대화 경험이 손에 꼽는 용사이니만큼 손쉽게 타락시킬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그녀였죠.
영원에 가깝게 느껴졌던 모험이 시작된 지 무려 몇 개월…응? 겨우가 아니라?
수많은 전투 경험을 쌓고 최강급의 전설 장비를 모두 찾아낸 용사입니다.
이제 오늘 하루 휴식을 마치고 나면 남은 것은, 마왕과의 결전뿐.
그런 용사를 위해 마을 사람들은 있는 물건 없는 물건 다 끌어모아 호화로운 대접을 해줬습니다.
용사의 동료인 네리아에게는 땔감조차 없어 냉기가 감도는 낡은 방이 전부인데 말이죠.
용사를 맞이한 건 촌장이지만 마을의 실질적 지배자는
본래 상냥한 성품의 사람이었지만 마왕의 위기에 초조해진 것인지 사람이 변해버렸다고 합니다.
그야 겁먹은 쥐가 고양이 코를 문다고, 갑자기 마왕군이 들이닥쳐 마을을 불살라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아무튼, 무언가 마왕에 대한 정보를 쥐고 있을지도 모르는 높으신 분입니다.
전투에 앞서 찾아갈 필요성은 있는 듯합니다.
그가 곧장 제후가 있는 집으로 가려 하자 촌장은 한 가지 사적인 부탁을 했습니다.
오즈왈드 제후의 집에서 일하고 있을 자신의 딸에게 따뜻한 차를 전달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이었죠.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용사된 사람으로서 흔쾌히 수락하는 주인공입니다.
용사된 자, 가벼운 일도 질질 늘어놓지 않는 심성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여관을 나서는 순간 두 명의 마을 소녀들에게 붙잡혀버린 그였죠.
또로롱 또로롱 또로롱 또로롱…어디선가로부터 들려오는 것 같은 포○몬 전투 BGM
마을 소녀들은 장기간의 전투로 발산하지 못했을 욕구를 손수 풀어주겠노라 유혹해왔습니다.
괜찮다고 만류해봐도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그녀들에게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증스러운 마물이라면 바로 반으로 갈라 죽여버릴 텐데, 적어도 눈 앞의 소녀들은 인간이었으니까요.
오즈왈드의 사주를 받고 나타난 가식 덩어리라고 하지만 말이에요.
가슴골을 슬쩍슬쩍, 치마를 팔랑팔랑, 상스럽기 그지없는 값싼 유혹 행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동정에게는 참기 어려울 정도의 강렬한 데미지가 들어왔습니다.
이성이 마비되어 이젠 야한 생각밖에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용사!
“야!!!!!!!!!! 이 도둑고양이들아!!!!!!!!!!!”
격노한 네리아의 포효와도 같은 외침에 잔뜩 겁을 먹고 달아나는 소녀들입니다.
하마터면 게임을 시작한 지 5분도 채 안 돼서 끝나버릴 뻔했네요.
소녀들이 떠나간 자리엔 편지 한 통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남의 편지를 엿보는 것이 예의가 아님은 알지만 일단은 성폭력 미수범들이니 신원을 파악해둬야겠죠.
하지만 편지에는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될 정보는커녕 별 내용도 없었습니다.
그저, 용사가 방문하는 날 여성들더러 어느 장소에 모이라는 내용밖엔 없습니다.
편지 뒷면에는 그ㄸ…사를…멈춰세ㅇ…여성에게는…을…주겠음…
…발로 밟힌 탓에 글자들이 뭉개져서 알아볼 수가 없네요.
두 사람은 그저 철없는 마을 소녀들의 장난이었길 바라며 제후의 저택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들린 것은 누군가를 향한 남성의 노성이었습니다.
촌장의 딸에게 마을의 식량을 훔친 것이 분명하다며 화내는 오즈왈드와 그녀를 믿지 않고 조롱하는 세 자매.
이에 용사가 막아서보지만, 오즈왈드는 마왕성 앞 영지를 다스리는 만큼 배짱이 커진 모양입니다.
은근히 용사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거든요.
욕먹고 있던 자신을 커버해주고 따뜻한 마실 것까지 챙겨준 용사님…
주인공은 그저 여성 앞에선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했을 뿐이었지만,
그 탓에 차를 준비해준 사람이 그녀의 아버지라는 사실 또한 전해주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비롯된 오해가 비극의 씨앗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드디어 다사다난했던 일정을 마치고 내일을 위해 잠에 든 주인공.
하지만 잠자리에 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고 말았습니다.
도둑이라도 들었나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맙소사! 진짜로 밤손님이 방문했습니다!!
웬 간 큰 도둑인진 모르겠지만 전설의 장비 세트를 모두 도둑맞아버렸죠!!
게다가 도둑놈은 애초부터 용사 일행을 타겟으로 삼았던 건지, 네리아가 있는 옆방에서도 소음이 들렸습니다.
네리아는 사라졌고 벽난로에는 지하로 향하는 긴 사다리가 생겨났고 냉기가 흐르는 방에는 편지 한 통 뿐…
그마저도 네리아가 이곳 마을에 영주하겠다고 결심했다는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었죠.
편지의 발신인란에는 낮에 만났던 세 자매 중 둘째인 린셀(リンセル)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정말 본인이 쓴 편지인지는 몰라도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만나볼 필요성이 있을 듯하네요.
주인공은 옆방에서 소음이 들리자마자 찾아왔습니다.
그의 장비뿐만 아니라 소꿉친구마저
소중한 동료이자 소꿉친구인 네리아를 되찾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주인공은…
낡아빠진 사다리가 도중에 망가져버리며 저 바닥 아래로 낙하했습니다.
한편, 마을 소녀들의 돌발행동에 의해 계획에 없던 납치를 당하고 만 네리아가 정신을 차렸을 무렵…
타이밍 좋게도 오즈왈드의 탈을 뒤집어 쓰고 있던 것이 마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종의 사유로 본래의 힘을 다 내지 못하는 그녀로서는 이들에게 대항할 수 없었죠.
결국 붙잡혀서 감금당하고 마는 네리아입니다.
다행히 마왕이 승리를 장담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즐기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한창 때의 남성보다 10배의 성욕을 가진 마을 여성들이 주인공을 덮쳐들 것이란 점입니다.
하룻밤이면 풀릴 마법의 영향이라지만 용사를 무찌르기엔 충분한 전력인 셈이죠!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정신을 차린 주인공의 옆에는 촌장의 딸이 있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벽난로와 이어진 길은 제후 저택의 지하시설과 이어져 있던 겁니다.
일련의 사태로 보아 서둘러 이곳을 떠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말하는 그녀이지만,
네리아를 두고갈 수 없는 노릇이기에 주인공은 앞으로 나아가기를 선택했습니다.
지하도로의 갈라진 벽 틈으로 우연찮게 보게 된 세 자매의 진실.
그녀들은 인간 행세를 하고 있던 마왕군 소속의 마물이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장비를 훔친 것도, 네리아를 납치한 것도 이들이었죠.
…어차피 이들도 적으로 만나게 될 것은 분명한 일. 복수는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저들에게 너무 집중하고 있던 탓일까요?
주인공은 자신의 바로 지근거리까지 다가온 소녀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용사님 전용착정방으로 데려다주겠다며 주인공의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덮쳐들었습니다!
상대가 인간이기에 무력으로 무찌를 수도 없는 이상 유일한 수단이라곤 설득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은 용사이기에, 용사이기 때문에서라도 모자란 정신력으로나마 이 상황을 극복해나가야만 합니다.
설마했던 라스트 던전(마왕성) 앞 숨겨진 던전(마을)에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 용사입니다!
[게임 시스템]
이 서클 특유의 변함없는 맛을 자랑하는 설득형(미인계) BF 장르 작품입니다.
전작들에 비교해 풍부해진 볼륨,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전투 시스템 자체는 기존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지만 밸런스적인 의미에선 많이 나아졌습니다.
다만, 전작에서 아쉽다 말했던 호감도 시스템이 이번 작품에선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적들과 전투를 많이 치를수록 떡정호감도가 쌓이게 되며, 호의와 연모의 단계로 진화합니다.
이에 따라 상태이상 저항력이 감소하거나 매초마다 성욕이 상승하는 등 디버프가 발생하게 됩니다.
디버프의 영향력이 상당해서 초반부의 적들도 상대하기 까다롭게 만드는 주범격 시스템이었네요.
돈으로 사거나, 그냥 주거나, 아무튼 조건을 맞춰주면 여성들로부터 팬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팬티도둑 스킬인데…이렇게 어렵사리 모은 팬티는 자가발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투 힘들어지게 굳이 그럴 이유가 없지만요.
마! 회상룸 즉시 접근이 가능한데! 뭣하러 뻘짓을 하것나!
바위 등으로 길을 막아놓고 특정 아이템(망치 등)을 찾아야 통과할 수 있게끔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를테면 물뿌리개가 필요한 꼬지모라든가, 강 건너로 넘어가기 위해 도끼가 필요하다든가…
여러 게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전통적인 요소로서 플레이타임 증가 및 템포 조절에 사용되는 그겁니다.
이로써 점차 강해지는 적들을 상대함에도 체감 난이도 곡선을 일정 선상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전작인 라스트 던전에서는 후반부 적들이 갑자기 훅 강해져서 당황스러운 점이 있었는데, 이번엔 만족스러웠네요.
이번 작품에선 텔레포트석을 이용한다는 취지로 대기실을 한 공간만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숏컷 공간을 일종의 미니맵처럼 구성해놓은 깨알같은 디테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에 따라 상인의 대사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재미 요소의 하나이고요.
참고로 상인의 팬티를 얻기 위해선 게임 클리어 전에 상점을 많이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행운이 높을수록 럭키 스케베 발동 확률이 높아져서 전투가 불리해집니다.
팬티만 보고도 흥분해버리는 동정 용사의 특징을 BF장르 전투에 잘 녹여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이 높을수록 크리티컬 확률도 높아지는 다른 게임들을 생각했다간 낭패를 볼 수가 있어요.
앞서 전투 밸런스가 괜찮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는 자연스레 장비 선택의 자율성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공격적으로 나갈지 수비적으로 나갈지 플레이어가 원하는 전투 스타일을 꾸밀 수 있게 됐거든요!
다만 후반부 전투의 욕정 상승률이 가파른 편이라서…뒷말은 생략하겠습니다.
이번에도 판치라 등의 가벼운 수위에서 시작하여 본방까지 이어지는 점진적 수위 상승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회상룸의 경우 특정 공격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대신 패배 후일담격 H씬에서 모든 공격 방식이 등장합니다.
이젠 대화창을 숨길 수도 있으니 H씬에만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환영할만한 방식이 아닐까 싶네요.
[평가]
게임성 : ★★★★ [이전 작품에 비해 잘 잡힌 전투 밸런스 / 하지만 레벨링할 때 조금 지겨워지는 감이 있음]
편의성 : ★★★★☆ [텔레포트 및 지름길 구조로 맵 이동을 보다 편하게!]
작품성 : ★★★★ [보다 발전한 연출 / 다만 프리퀄 포지션으로서는 전개상 아쉬움이 남음]
조작성 : ★★★★☆ [대사창 숨기기도 지원한다구요~!!]
실용성 : ★★★★ [역NTR물로서 자진타락 선택지는 이젠 당연한 듯 보인다]
총점 : 8.4점 / 10점 [포로쨩에게도 본방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아, 혼잣말입니다ㅠㅠ]
어쩐지 리뷰를 적는데 시간이 묘하게 오래 걸린 기분입니다. (실제로 사흘 걸려 작성했습니다)
솔직히 이번 작품은 묘하게 만족감과 아쉬움이 겹쳐있어서 평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게임을 즐겼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한데, 어째선지 내면의 평가가 자꾸 갈리더라고요.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글줄을 적었다가 지우길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은 수준이기에 가격이 살짝 비싸다는 흠결을 빼면 추천할만 합니다.